물량 부족 탓에 하루 생산량 1만대 수준…갤노트8·V30엔 호재

아이폰 X. (사진=아이폰 홈페이지 캡처)

[미래경제 김하은 기자] 애플의 아이폰 출시 10주년 기념작 ‘아이폰X’(텐)이 최근 제품 공급난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미국 현지 외신에 따르면 아이폰X이 부품 공급, 생산 지연의 문제가 겹치면서 생산량에 차질을 빚고 있다. 아이폰X은 옆으로 휘는 엣지 화면에 얼굴 인식 기능을 도입하는 등 혁신 기술을 탑재했다.

애플이 이처럼 아이폰X에 파격적인 신기술을 도입하면서 새로운 부품 공급망을 뒤흔드는 계기가 됐다.

대만 KGI증권이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아이폰X의 하루 생산량이 1만대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 아이폰 모델 하루 생산량이 30만대 내외였던 점을 감안하면 30분의 1에 불과하다.

관련업계에선 아이폰X 공급량은 시장 수요에 못 미칠 뿐 아니라 내년 1분기까지 물량 부족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상반기 아이폰X 판매량도 기존 예상치인 5000만대에서 4000만대로 낮춰 잡았다.

이번 아이폰X의 생산량에 제동을 건 것은 애플이 이번에 도입한 신기술 영향이 크다.

애플은 아이폰X에서 앞면 전체를 화면으로 덮으면서 그동안 탑재해오던 LG디스플레이의 액정 화면(LCD)을 버리고 삼성디스플레이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화면으로 갈아탔다.

또 지문 인식 대신 페이스ID(얼굴 인식)를 도입하면서 LG이노텍의 3D(입체) 적외선 카메라 부품을 새로 탑재했다. 신기술을 원활히 가동하기 위해 핵심 칩도 새로 개발했다.

아이폰X의 공급난은 이처럼 복합적인 신기술들을 구현할 수 있는 부품의 수급이 원활치 않다는 것에 있다. 새로운 부품을 탑재해야 하는 과정에서 부품 완성품 비율이나 생산성이 높지 않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게다가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의 경우 LG디스플레이의 LCD 패널과 비교하면 제조 공정이 훨씬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애플은 아이폰의 품질과 생산량을 항상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장기 계약을 맺고 기존 업체가 새 아이폰의 부품까지 만들어왔다. 그런데 이번에 대거 신기술을 도입하며 일부 공급 업체가 변경되자 부품 업체간 혼란이 가중됐다는 것이다.

애플의 아이폰X 생산량 부족은 경쟁자인 삼성전자와 LG전자에 때 아닌 호재로 작용했다.

이달 동일한 날짜에 출시된 삼성전자 ‘갤럭시노트8’(갤노트8)과 LG전자 ‘V30’이 충분한 공급량을 내세워 시장 우위를 선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갤노트8을 포함해 하루 평균 약 100만대의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저작권자 © 미래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하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