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경제 김하은 기자] 애플의 아이폰 10주년 기념작 아이폰X(텐)이 공개됐음에도 불구하고 기대 이하의 호응에 시가총액이 10일 만에 50조원 이상 증발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애플 주가는 아이폰X을 공개한 지난 12일(현지시간) 주당 160.86달러에서 열흘이 지난 22일께 151.89달러로 마감했다. 주가 하락률은 5.6%에 이른다.

따라서 애플 시총도 12일 8308억 달러(약 942조5000억원)에서 21일 7923억 달러로 떨어지며 8000억 달러를 밑도는 수준에 머물렀다. 열흘 만에 463억 달러(52조5000억원)가 빠진 셈이다.

애플 주가는 올해 들어 36% 오르며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이달 들어선 아이폰X 출시를 앞둔 기대감에 힘입어 지난 1일 164.05달러로 종가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찍기도 했다.

그러나 아이폰X 공개 이후 소비자들의 기대에 못 미치는 성능 탓에 애플 시총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실제 애플은 지난 5월 9일 시총 8000억 달러 고지를 돌파하기도 했으나, 최근 시들어지며 내년 초 목표인 1조 달러도 물 건너간 셈이 돼버렸다.

아이폰X이 999달러라는 비싼 가격에 비해 신기능이 혁신적이지 못하다는 실망스러운 의견이 다반수인데다 출시 일정마저 11월 3일로 미뤄지면서 기대치와 함께 실적 전망도 어두워졌다.

지난 12일 애플은 캘리포니아 주 애플파크에서 아이폰X을 공개하며 기존 지문인식 대신 얼굴인식 기술 페이스ID를 시연했지만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망신살을 뻗쳤다.

아이폰8의 반응도 시큰둥한 것은 마찬가지다. 지난 22일 미국, 중국, 호주, 영국 등 주요국에서 출시됐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시큰둥한 분위기다. 일부 고객은 아이폰X 출시를 기다리느라 구매 결정을 미루기도 했다.

홍콩 현지 매체에 따르면 애플이 지난 22일부터 중국 전역의 매장에서 아이폰8 판매를 시작했으나 방문 행렬이 예전과 같지 않자 대기 펜스를 철거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중국에서 4.7인치 아이폰8의 공식 판매가는 5888위안(64G), 7188위안(256G)으로 다른 지역보다 비싼 편이다.

이처럼 아이폰X와 아이폰8의 흥행이 저조한 이유는 가성비가 현저히 낮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