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산센터까지 수사 범위 확대…한진그룹 총수 일가 밀수·관세포탈 혐의 집중

23일 오후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관세포탈 혐의와 관련한 세관 당국의 압수수색이 실시된 서울 강서구 방화동 대한한공 본사에서 관세청 직원들이 압수품을 들고 나오고 있다. (사진=뉴스1)

[미래경제 김하은 기자] 관세청이 한진그룹 총수 일가 관세포탈 혐의와 관련해 대한항공 본사에 대한 2차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이는 관세청이 대한항공을 압수수색한 것은 지난 주말에 이어 두 번째로, 한진그룹에 대한 전방위적 수사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23일 관세청은 이날 오전 11시 50분께 조사관 20여명을 투입해 서울 강서구 방화동 대한항공 본사 전산센터와 서울 소공동 한진관광 사무실, 대한항공 김포 사무실 등 3군데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재벌 총수 일가 주택을 압수수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관세청은 지난 21일 조현아·원태·현민 등 한진그룹 3남매의 자택과 인천공항 대한항공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대한항공의 과거 세관 및 통관 리스트, 업무 관련 기록이 담긴 전산센터까지 조사에 들어갔다.

관세청은 컴퓨터와 관련 서류 등 한진그룹 총수일가의 밀수·관세포탈 혐의와 관련된 자료 일체를 확보했다.

또한 압수수색 과정에서 한진그룹 총수 일가가 해외에서 구입하고 세금을 내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명품 관련 자료를 다수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관들은 밀수된 것으로 의심되는 각종 명품과 가구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

23일 한진그룹 총수 일가 관세포탈 혐의를 조사 중인 세관 당국이 압수수색을 벌인 서울 소공동 한진관광 사무실에서 직원들이 드나들고 있다. (사진=뉴스1)

다만 해외에서 구매한 물품 관련 자료가 남아 있을 수 있는 총수 일가의 개인 컴퓨터, 외장 하드, 관련 서류 등을 압수했다.

관세청은 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아내 이명희씨와 3남매 등 4명에 대해 '밀수 및 관세 포탈' 혐의를 적용해 지난 17일부터 최근 5년간 이들의 해외 신용카드 사용 명세 등을 분석 중이다.

앞서 지난 20일엔 관세행정통합정보시스템을 통해 대한항공 이름으로 신고된 물품 목록을 뽑아 한진그룹 총수 일가가 개인 물품을 항공기 부품으로 위장해 밀반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조사가 진행됐다.

한편 관세청이 첫 압수수색을 실시한 다음날인 지난 22일 조 회장은 두 딸의 갑질 논란에 대해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고, 이들을 모든 직책에서 제외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조 회장은 “국민 여러분과 대한항공 임직원께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두 딸에 대해) 그룹 내 모든 직책에서 즉시 사퇴하도록 하겠다”고 사과했다. 이는 조현민 전무가 광고 대행사 직원을 상대로 '갑질'을 했다는 논란이 불거진 지 열흘 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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