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 공지없이 진행된 배터리 교체…배터리 재고 부족·유상교체도 소비자 공분
[미래경제 김하은 기자] 아이폰 '배터리 게이트'로 논란으로 소비자들의 공분을 샀던 애플의 성의없는 대응이 도마위에 오르면서 2016년 배터리 발화 사태로 단종이라는 초강수 카드를 꺼낸 삼성전자의 위기대처 능력과 대조되는 반응이 나온다.
애플은 늑장 대응, 삼성전자는 초강수 대응으로 극명하게 대조된다는 평가다.
지난달 20일 애플은 아이폰6 이상 모델에서 발생하는 갑작스러운 배터리 꺼짐 현상 등을 방지하기 위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성능을 저하시켰다고 시인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에게 업데이트 전에 성능 저하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미리 고지하지 않은 점이 문제가 됐다. 이에 미국 현지 소비자들은 물론, 전 세계 아이폰 사용자들은 애플이 새 아이폰의 구매를 유도하기 위해 이런 사실을 숨겼다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파문이 일파만파 확산되자 애플은 공식사과 없이 고객의 안전을 위한 조치였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애플의 이 같은 해명에도 아이폰 사용자들은 소송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미국에서는 손해배상 청구액만 1000조원에 달하는 집단 소송이 제기됐다. 국내 소비자들도 소송 준비에 돌입하고 있다.
소송이 전 세계로 확산되자 애플은 뒤늦게 공식사과에 나서면서 위기대처 능력에 비난세례가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보상책으로 제시한 대책마저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사측이 제기한 대안이 배터리 유상 교체에 불과했던 것.
더욱이 국내 소비자들은 애플의 사전 공지없이 지난 2일부터 배터리 교체 작업에 돌입했다는 사실을 언론 매체를 통해 알게되면서 성의없는 대응에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또한 배터리 교체 작업이 사작됐음에도 배터리 물량 부족과 3만9000원을 지불해야만 교체가능한 유상 교체 시스템, 지지부진한 교체 진행때문에 소비자들은 불만은 나날이 치솟고 있다.
반면 지난 2016년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발화 논란에 휩싸였던 삼성전자는 자체 결함을 인정하고 발빠른 위기대처로 소비자들을 안심시켰다. 당시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발화 사건이 터지자 구매 시기와 상관없이 출하된 250만대를 전량 리콜했다.
삼성전자는 배터리 발화 사태가 일파만파 확산되자 제품 출시 13일만인 그해 8월 31일 국내 이통사에 공급을 모두 중단했다. 이후 공급 중단 사흘 만인 9월 2일 삼성전자는 '배터리 결함'을 인정하는 대국민사과를 하고 글로벌 전량 리콜을 전격 선언했고, 천문학적인 금액의 손해를 감수해야 했지만 결국 단종을 결정했다.
브랜드 신뢰와 소비자 안전을 위한 파격적인 결단이었다.
또 삼성전자는 배터리 제조 과정을 모두 공개하고 사고 원인을 찾기 위해 미국의 UL과 엑스포넌트, 독일의 튜브라인란드와 조사를 벌여 그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했다. 노트7의 단종으로 피해가 예상됐던 부품 공급 협력사들에 대해서도 물량 전액을 보상하기로 했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전량 리콜이라는 초강수 대응책을 내놓은 건 초기 대응이 미진할 경우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자리잡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차기로 내놓은 갤럭시S8이 흥행하면서 위기 극복에 성공했다는 평을 받았다. 애플은 이 위기를 현명하게 극복하고 추락한 신뢰를 되찾을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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