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무 회장 건강악화와 무관하지 않은 듯…탈세혐의 조사는 부담

LG그룹 구본무 회장의 장남인 구광모 LG전자 정보디스플레이(ID) 사업부 상무. ⓒ 미래경제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LG그룹이 구본무 회장의 장남인 구광모 LG전자 정보디스플레이(ID) 사업부 상무를 ㈜LG 사내이사(등기임원)로 선임하기로 하고 4세 경영 승계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LG는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1분기 경영실적 안건을 승인하는 정기 이사회를 열어 구 상무를 사내이사로 선임키로 의결했다. 구 상무는 다음달 29일 주주총회에서 ㈜LG 사내이사로 선임돼 경영에 본격 참여한다. 현재 ㈜LG 사내이사는 구 회장과 하현회 부회장 등 7명이다.

업계에선 구 상무의 갑작스헌 그룹 지주사 사내이사 합류가 구 회장의 건강 상태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구 회장은 지난해 두 차례 뇌 관련 질환으로 수술을 받은 뒤 현재 서울대병원에서 와병 중이다. 업계에선 구 회장이 수술 후유증으로 위독하다는 건강 악화설이 돌고 있다.

구 상무는 구본무 회장의 장남으로 LG그룹의 유일한 후계자다. 친부는 구본능 희성전자 회장이지만 장자 승계 원칙을 고수하는 범LG가(家)의 전통에 따라 2004년 구본무 회장의 양아들로 입적해 경영 승계 수업을 받아 왔다.

1978년생으로 미국 로체스터 인스티튜트 공과대학을 졸업하고 2006년 LG전자 재경부문에 대리로 입사했다. 입사 1년 만에 과장으로 승진했고, 미국 스탠퍼드대학에서 경영대학원 석사과정(MBA)에 입학했으나 학업 대신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2곳에서 현장 근무 경험을 쌓았다. 이후 2009년 LG전자 미국 뉴저지 법인으로 재입사했으며 HE(홈엔터테인먼트)사업본부 선행상품기획팀, HA(홈어플라이언스)사업본부 창원사업장 등을 현장과 지원부서를 두루 거쳤다.

2014년 ㈜LG 상무로 승진해 지난해 말 정기임원 인사에서 그룹 지주사인 ㈜LG 신성장 사업인 ID 부문 총괄로 옮기며 경영 승계가 본격화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구 상무는 구본무 회장(11.28%), 구본준 부회장(7.72%)에 이어 6.24%를 보유한 ㈜LG 3대 주주다.

다만 최근 LG 계열사 주식을 양도하는 과정에서 100억원대의 양도소득세를 탈루혐의에 대해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구 상무가 사내이사에 오르는 것에 대한 우려는 남아있다.

저작권자 © 미래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우영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