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희 산업경제팀 차장.

[미래경제 김대희 기자] 얼마전 온라인상에 ‘양파거지’가 네티즌들의 뜨거운 감자로 달아올랐다.

코스트코코리아가 푸드코트에 비치했던 무제한 리필 양파 기계를 없애면서 더욱 이슈가 된 이야기다.

코스트코 측은 지난주부터 전국 매장 푸드코트에 비치됐던 양파 기계를 없애고 핫도그를 구매하는 소비자에 한해 작은 플라스틱 용기에 담아 소량의 양파를 제공하기로 본사 방침을 정했다.

코스트코가 양파 기계를 없앤 이유가 있다. 한 때 온라인상에서는 코스트코 ‘양파거지’가 화제가 됐는데 양파를 밀폐 용기에 담아가는 사람, 접시에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반도 못 먹고 다 버리는 사람 등을 가리켜 온라인상에서 붙인 별명이다.

실제 한국인의 1인당 양파 소비량은 세계에서 중국, 인도 등에 이어 손에 꼽힐 정도로 많다. 혈관 청소부로 알려진 양파는 다양한 영양소가 많아 몸에 좋은 것뿐 아니라 향신료 겸 채소로도 맛있다.

이에 온라인상에서는 코스트코가 양파기계를 없앤 것과 관련해 긍정과 부정의 공방이 이어졌다. 일부 소비자들은 “양파 뿐 아니라 낯부끄럽게 구는 사람들이 많은 것은 확실히 사실이다. 돈 벌게 해주면 양파 막 퍼가도 되는건 아니지 않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코스트코의 한국시장 수익률이 좋은데 양파를 많이 가져간다고 전세계서 다하는 서비스 없앤다는 건 좀 너무 하다. 요즘 양파값도 폭락해서 농민들 시름이 깊은데 이런데서 좀 소비해야한다. 코스트코 서비스가 점점 야박해진다. 양평동 코스트코는 스넥코너 자리도 아예 없애버렸다” 등의 지적과 함께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다.

최근 양파 가격은 과잉 생산에 따라 폭락한 상황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26일 기준 양파 1kg 가격은 1366원으로 1년 전(1638원) 보다 16.6%, 평년(1827원) 25.2% 낮은 수준이다.

이는 비단 ‘양파거지’만이 아니다. 온라인상에는 유니클로의 ‘히트텍’ 무료 증정과 관련해 ‘내복거지’라는 말이 나왔고 이케아 ‘연필거지’, 시식코너 ‘한끼해결 거지’, 목욕탕 ‘수건거지’, 비행기 ‘담요거지’, 지하철 ‘양심우산거지’ 등 우리 사회의 민낯이 드러나고 있다.

최근 우리 경제의 침제가 이어지면서 대내외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회 분위기도 지난 조국 장관 임명 ‘논란’과 관련해 ‘국민 분열’이라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였다.

이는 과연 누구의 잘못이고 누구의 모습일까. 모든 소비자가 양파를 양심없이 가져간 것처럼 만든 코스트코의 대응도 문제가 있다. 극히 일부분 일수 있는 소비자들의 행동으로 한국 소비자를 거지 취급하는건 잘못된 일이다. 하지만 그 중심에는 이를 만든 한국 소비자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점은 사실이기에 반성도 필요하다.

이를 두고 서로를 지적하며 잘잘못을 따지기보다 우리 자신을 뒤돌아보고 한 번 더 생각하고 행동에 옮겨보면 어떨까한다. 우리 국민이 뭉치면 코스트코도 달라진 모습을 보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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