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희 경제산업팀 차장.

[미래경제 김대희 기자] 일본 정부가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에 따른 보복조치로 한국을 상대로 본격적인 소재부품 수출 규제를 시행하자 우리 정부도 강경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여기에 더해 국내 네티즌들의 일본 제품 불매 및 여행 제한 등 사회적 이슈로까지 번지고 있다.

우리 정부의 일본이 내린 조치에 상응하는 방안으로 전략물자 통제 방식, 즉 일본에 수출하는 대상 물품을 규제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앞서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소재·부품 개발에 연간 1조원 투자 등 중장기 대책을 내놓은 것에서 공세적 대응을 할 방침이다. 그간 일본의 부당한 ‘보복 조치’에 대해 우리 정부가 너무 안일한 태도로 일관한다는 각계의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4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명백한 경제 보복”이라며 “일본 측이 경제 제재 보복을 철회하지 않는다면 다양한 대응 조치를 또 일본에게 상응할 수 있는 조치를 강구하겠다”라고 밝혔다.

일본은 이날부터 한국의 주력 수출 제품인 반도체·스마트폰·디스플레이에 사용하는 자국산 소재·부품에 대한 수출 규제에 나섰다. 다음달부터는 안보상 우호국으로 인정해 수출 절차를 간소화해주는 ‘백색국가’ 대상에서 한국을 제외하기로 했다.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도 박기영 대변인을 통해 “일본 경제산업성에서 단행한 조치에 대응해 ‘눈에는 눈’ 이런 식의 대응을 하고 취할 수 있는 여러 카드(조치)를 검토 중이다”라고 밝혔다.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를 두고 산업계는 반도체를 넘어 자동차·화학 등 다른 핵심 산업으로 확산할 여지가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학계에서는 무엇보다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에 우리가 대응하지 않는다고 그만둔다는 근거도 없는 상황에 국제법이 보장하는 수준에서 최대한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게 맞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일본의 이같은 경제보복에 국민들도 발끈한 모습이다. 지난 1일 시작된 ‘일본 경제 제재에 대한 정부의 보복 조치를 요청합니다’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사흘 만에 참여 인원이 1만명을 넘어섰다.

해당 청원은 국민이 먼저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 운동 및 일본 관광 불매로 대응해야 하며 정부는 관세 보복·관광 금지·수출규제 등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더욱이 소비자 간 설전도 엇갈리고 있다. 특히 일본 제품 불매운동과 여행 자제 및 국내에서 활동하는 일본 국적의 연예인을 퇴출시키라는 의견이 나오는 가운데 개인의 자유에 맡길 일이라는 주장도 있다.

포털 사이트의 경제 보복 관련 기사에는 불매운동 동참을 호소하며 일본을 규탄하는 댓글이 적게는 수백개에서 많게는 수천개까지 댓글이 달리고 있어 국민적 관심사로 뜨겁게 달아오르는 모습을 알 수 있다.

청원글을 올린 청원자의 글처럼 매년 망언과 오만한 행동을 일삼는 일본에 대한민국이 힘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줄 수 있는 우리 정부의 현실적이고 적절한 대응이 이뤄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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