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누적 적자 2조원 넘어서…정부에 추가 지원 요청

한국지엠 군산공장 생산라인 가동이 중단된 8일 전북 군산시 한국지엠 군산공장 정문이 닫혀 있다. (사진=뉴스1)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몇 해 전부터 꾸준히 제기됐던 한국GM 철수설이 다시금 수면위로 올라왔다. 특히 철수설을 불거진 이후 GM 고위 임직원이 잇달아 한국 정부 관계자를 만나며 지원 요청을 하고 있어 철수 가능성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메리 바라 GM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독자 생존 가능한 사업을 위해 (한국GM에)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발언해 한국GM 철수설에 불을 붙였다.

현재 GM의 글로벌 전략은 '잘되지 않는 사업은 접고, 남은 여력을 미래 차에 투자하자'는 것이다. GM은 2013년부터 호주 외에도 인도네시아·태국·러시아·남아프리카공화국·인도 등 생산성이 떨어지거나 판매가 떨어진 곳에서 잇따라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한국도 GM 본사의 구조조정 대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한국GM은 내수와 수출을 포함한 전체 판매대수가 2013년 78만518대에서 지난해 52만4547대로 33% 줄었다. 같은 기간 직원 1인당 평균 연봉은 7300만원에서 8700만원으로 20% 정도 올랐다. 군산 공장은 가동률이 20%대에 머물고 있다.

한국GM은 2014년부터 2016년까지 누적 적자가 2조원에 달했고, 작년에도 6000억원 이상의 적자를 본 것으로 추산된다. 적자가 쌓이고 있지만 GM 본사는 한국GM이 수출 부진을 만회할 수 있는 신차를 배정하지 않고 있다.

한국GM 철수가 현실화되면 한국GM 직원뿐만 아니라 1·2차 협력 업체, 다른 자동차 관련 업체까지 줄도산 위기에 처한다. 한국GM과 관련된 일자리는 직간접적으로 30만 개가 넘는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에 머물렀던 배리 엥글 미국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이달 7일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을 만나 각종 지원 방안을 요청했다. 엥글 사장은 지난달에도 한국을 찾아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고형권 기획재정부 1차관 등과 면담했다.

엥글 사장은 이들과의 면담에서 금융 지원과 유상증자, 재정 지원 가능성을 포괄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는 GM 본사가 '한국GM에 증자와 세제 혜택을 준다면 공장을 철수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제안한 것에 대해 타당성을 검토 중이다. GM의 제안을 들어주려면 한국GM의 2대 주주(지분 17%)인 산업은행이 5000억원을 추가로 투입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한국GM의 철수로 인한 막대한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정부가 결국은 지원에 동의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GM측은 이를 빌미로 정부 당국자와 산은을 압박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산은은 한국GM의 대규모 손실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작년 3월 주주감사권을 행사했다. 하지만 한국GM은 산은으로부터 요청받은 116개 자료 가운데 6개만 제출하는 바람에 감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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