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정실적 발표 전 사상 첫 실적 악화 예고 공시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뉴스1)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지난해 사상최대 실적을 이끌었던 반도체 부문이 가격 급락세로 실적 부침이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이례적으로 1분기 실적 쇼크를 예고했다.

삼성전자는 26일 오전 "당초 예상 대비 디스플레이·메모리 사업의 환경 약세로 1분기 전사 실적이 시장 기대 수준을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공시했다.

1분기 실적은 4월 첫째주 '잠정실적'을 통해 공시되는 것이 관례인데, 잠정실적 공시가 나오기도 전에 실적 악화를 예고하는 공시는 이번이 처음이다. 다른 상장사들과 달리 주식시장에 영향이 큰 삼성전자는 매년 분기 확정실적 발표에 앞서 시장 혼란을 줄이기 위해 매출과 영업이익만 공개하는 잠정실적 발표를 한다. 이번에는 4월5일 1분기 잠정실적 발표를 일주일 앞두고 투자자에 공시하는 매우 이례적이다.

지난해 반도체 슈퍼호황에 힘입어 사상 최고 실적을 냈지만, 지난해 4분기부터 낸드플래시에 이어 D램까지 가격하락이 이어지며 실적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여기에 중국발 LCD(액정표시장치) 공급과잉으로 삼성디스플레이까지 실적이 추락하며 삼성전자는 최악의 1분기를 보냈다.

현재 1분기 실적에 대한 증권가의 평균 추정치(와이즈에프엔 집계)는 7조9810억원이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영업이익이 절반 가까이 줄어든 실적이다.

삼성전자 측은 "디스플레이 사업은 LCD(액정표시장치) 패널의 비수기 속 중국 패널업체 캐파(CAPA·생산량) 증설로 인한 공급 증가로 당초 예상 대비 가격 하락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플렉서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부문도 대형 고객사의 수요 감소 및 LTPS LCD와의 가격 경쟁 지속으로 수익성이 악화돼 시장 예상 대비 실적이 약세를 나타낼 전망"이라고 했다. 애플의 아이폰 신제품 판매 부진으로 애플 의존도가 높은 삼성디스플레이의 모바일OLED 사업마저 타격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지난해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메모리 반도체 사업도 1분기 실적 악화가 시장 추정치보다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사업도 비수기에 따른 전반적 수요 약세 속 주요 제품들의 가격 하락폭이 당초 전망 대비 일부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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