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하이닉스 D램 가격 하락에 투자계획 조정

삼성전자의 반도체 생산라인 모습. (사진=삼성전자 제공)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슈퍼 호황을 누렸던 반도체 업계의 성장 정체가 기정 사실화 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반도체 장비 시장이 내년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특히 전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절반이 넘는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약 35%로 가장 큰 폭으로 시장 규모가 쪼그라들 것으로 분석된다.

19일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가 내놓은 '세계 팹 전망 리포트' 최신호에 따르면 내년 글로벌 장비 시장 규모는 557억8000만달러(약 63조원)로 올해보다 7.8% 마이너스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반도체 장비 시장 규모가 역성장하는 것은 2015년 365억달러로 전년 대비 2.6% 감소한 이후 4년만인 것으로 관측된다. 장비 시장은 반도체 시장 전체의 경기 '선행지표'로 활용된다. 반도체 시장이 호황일 경우 팹을 보유한 제조사들이 미래 수요에 대비해 장비 구입을 늘리기 때문이다.

눈여겨볼 점은 SEMI가 올해만 2차례나 2019년 반도체 장비 시장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 7월 보고서를 발표할 당시 SEMI는 2019년 반도체 장비 시장이 676억달러로 올해보다 7.7%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3분기 들어 D램 가격이 감소세로 꺾이자 SEMI는 지난 12일자 보고서를 통해 내년 시장 규모를 올해보다 4% 줄어든 596억달러로 제시했다.

하지만 새로운 보고서를 내놓은 지 불과 5일만에 SEMI는 또 다시 2019년 시장 규모가 올해보다 7.8% 감소할 것이라고 두번째 하향 조정 결과를 발표한 것이다.

지역별 전망을 살펴보면 한국의 장비 시장이 가장 큰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SEMI에 따르면 2019년 우리나라 반도체 장비 시장 규모는 120억8700만달러로 올해보다 34.7% 줄어들 전망이다.

한국 반도체 장비 시장이 쪼그라드는 가장 큰 원인은 글로벌 선두 기업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투자 조정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와 올해 유례없는 호황을 누린 양사는 올 하반기부터 D램 하향세가 나타나자 잇따라 투자 계획을 조정했다.

한국만 시장 규모가 쪼그라드는 것은 아니다. '반도체 굴기'를 앞세워 올해 84%대의 고공성장을 보였던 중국 장비 시장도 내년에는 2% 감소하며 120억달러 미만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지난 7월만 하더라도 중국 장비 시장은 내년에 170억달러로 한국을 제치고 세계 1위가 될 것으로 보였으나 전망치가 대폭 하향 조정됐다.

반면 미국과 대만의 경우는 내년에 시장 규모가 50억달러, 114억달러로 각각 전년 대비 3%, 24.2%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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