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어 올해도 공급과잉으로 설비투자 감소

SK하이닉스가 개발한 96단 512Gbit TLC 4D 낸드플래시와 솔루션 제품들. (사진=SK하이닉스 제공)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반도체 시장의 슈퍼 호황이 끝나가고 있는 가운데 D램과 함께 국내 반도체 시장을 이끈 낸드플래시도 더욱 어려워 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11일 반도체 전문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낸드플레시 업계 전체 설비투자 비용은 지난해보다 2% 감소한 220억달러(약 24조5960억원)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D램익스체인지는 "2018년 공급과잉을 겪은 전세계 낸드플래시 시장은 올해도 여전히 공급과잉에 직면할 것"이라며 "노트북과 스마트폰, 서버 등의 제품 수요 전망이 여전히 취약하다"고 설명했다.

D램익스체인지는 낸드플래시 업체들이 공급과잉에 대응하기 위해 설비투자 규모를 줄여 생산 능력을 낮추는 동시에 빗그로스(bit growth·비트단위 출하량 증가)를 제한할 것으로 전망했다.

45% 수준을 기록했던 전체 낸드플레시 시장의 빗그로스의 경우 제조업체들이 생산 능력과 고급 프로스세스로의 전환을 늦추면서 38% 정도로 줄어들 것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 30% 이상을 담당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경우 올해 빗그로스는 35%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D램익스체인지는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기존 64단 4세대 V낸드를 주력으로 생산해온 평택캠퍼스에서 지난해 5월부터 90단 이상 5세대 V낸드 양산을 시작했다.

삼성전자의 낸드플래시 빗그로스는 이미 지난해 4분기부터 급격히 떨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4분기 삼성전자의 낸드 빗그로스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와 도시바, 웨스턴디지털(WD) 등의 빗그로스도 낮아질 전망이다. SK하이닉스와 도시바는 지난해 각각 M15 공장과 팹(Fab)6을 증설했지만 올해 생산량 감축 계획이 빗그로스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설명이다.

올해 낸드플래시 가격은 지난해 예상보다도 더 가파르게 떨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D램익스체인지는 "올해 1분기 낸드플래시 가격이 직전 분기보다 20%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 낸드플래시의 평균 가격은 절반 가까이 떨어질 것"이라고 했다.

반도체 설비 투자 감소는 이미 예견 돼 왔다. 지난달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가 내놓은 '세계 팹 전망 리포트'에 따르면 내년 반도체 업계의 공급과잉으로 글로벌 장비 시장 규모는 557억8000만달러(약 63조원)로 올해보다 7.8% 마이너스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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