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경·박서원 ‘흑자 전환’ 성공에 김동선은 ‘적자’ 이어져

(왼쪽부터) 박서원 두산그룹 전무,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장. (사진=각사 제공)

[미래경제 김대희 기자] 면세점업계에 재벌가 3세들이 적극 나선 면세점 사업의 희비(喜悲)가 엇갈리고 있다.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장이 참여한 갤러리아면세점의 누적적자가 900억원에 달하는 반면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과 박서원 두산그룹 전무의 신세계·두타면세점은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갤러리아면세점은 올 1분기(1~3월) 67억원의 적자를 냈다. 2015년말 서울 여의도 63빌딩에 문을 연 갤러리아면세점은 2015년 56억원의 적자를 낸 것을 시작으로 2016년과 2017년 각각 432억원, 337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설립 이후 누적적자는 892억원에 달한다.

한화그룹의 면세사업은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의 면세사업본부가 주도해 왔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셋째 아들인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장이 이 조직 일원으로 그룹 면세 사업에 관여하며 공격적으로 추진해 온 사업이다.

하지만 여의도라는 지리적 특성이 면세사업과는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후발 사업자의 특성상 갤러리아면세점 판매품목의 60~70%는 화장품이 차지한다. 화장품을 구매하는 ‘큰 손’은 중국 따이공(代工·보따리상)이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면세점은 외국인 관광객이 몰려있는 서울 명동 부근에 밀집해 있다. 한달 약 3000억원의 매출을 내는 명동 롯데면세점을 중심으로 신세계면세점(회현)·신라면세점(장충동)이 근처에 모여있다.

면세업계에서 따이공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상당하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외국인 면세점 매출은 공항 출국장보다 시내 면세점의 비중이 월등히 높다. 지난 4월 기준 시내 면세점에서 구매한 외국인은 74만명, 출국장은 87만명으로 숫자로 따지면 출국장이 높다.

하지만 시내 면세점의 외국인 매출은 4월 한달간 10만8369달러(1조1900억원)로 출국장(1억2466만달러, 1370억원)의 8.7배 수준이다. 이는 중국 개별 관광객(싼커)과 달리 따이공, 유커(중국 단체관광객)가 시내 면세점에서 대규모로 물건을 구매하기 때문이다.

신세계면세점은 국내 최초로 중국인 여행 바이블 ‘마펑워’와 손잡고 여행 콘텐츠를 제작에 나섰다.(사진=신세계면세점)

이와 관련해 관세청과 면세점 업계 등에 따르면 올 1~6월 국내 면세점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한 9조1994억원으로 잠정 집계되면서 사상 최대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중국 보따리상인 ‘따이공’으로 재편된 시장구조가 더욱 견고해진데다 외국인관광객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작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경제보복으로 직격탄을 맞았던 면세점 시장이 올해 빠르게 회복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갤러리아와 함께 지난 2015년말 특허를 획득한 SM면세점도 누적적자가 670억원에 달한다.

반면 신세계면세점(신세계DF)·HDC신라·두타면세점은 흑자로 돌아서는 데 성공했다.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이 추진한 신세계DF는 지난해 145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지난 18일 회현 본점 외에 강남 면세점까지 문을 연 신세계는 1조원 매출의 인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되며 면세업계에 신흥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HDC신라면세점도 지난해 53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로 돌아섰다. 2015~2016년 기록한 244억원 적자를 상쇄할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선방했다는 평가다.

적자 누적으로 고심하던 두타면세점도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 두타면세점은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의 아들인 박서원 두산 전무가 진두지휘하며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2016년 4월 문을 연 두타면세점은 당초 중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동대문 입지를 장점으로 내세웠지만 기존 면세업체와의 경쟁, 사드 보복으로 인한 중국인 단체관광 금지 등으로 개점 이래 지난해 3분기까지 적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에는 매출 1246억원, 영업이익 45억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올해 1분기 매출 또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 늘어난 1569억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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