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면세점 작년 200억 적자, SM면세점 상반기 89억 영업손실 등

중소중견기업이 운영하는 서울 시내면세점이 적자를 면치 못하면서 자금난에 허덕이고 있다. / 동화면세점. (사진=뉴스1)

[미래경제 김대희 기자] 국내 대기업 면세점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중소중견기업이 운영하는 서울 시내면세점은 적자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들은 롯데, 신라, 신세계 등 대기업에 비해 브랜드 구성이나 마케팅, 자금력 등에서 밀리는 데다 최근 3년 사이 특허 추가로 서울 시내면세점이 2배로 늘어나면서 경쟁이 더욱 심화된 때문이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동화면세점은 작년 20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하는 등 최근 3년 사이 재무상태가 급격히 악화됐다. 동화면세점의 지난해 매출은 직전 연도 대비 12% 줄어든 3125억원에 머물렀다. 1973년 설립된 국내 기업형 면세점의 효시인 동화면세점은 2014년만 해도 7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2015년 1억5000만원으로 영업이익이 줄더니 2016년 124억원의 영업적자를 냈고, 지난해 적자규모가 더 커졌다.

이 회사는 김기병 롯데관광개발 회장이 지분 41.66%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김 회장의 부인이자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막내 여동생인 신정희씨가 21.58%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동화면세점은 호텔신라와의 송사에도 휘말려 있다. 김 회장 측은 유동성 위기를 겪던 2013년 5월 호텔신라에 동화면세점 지분 19.9%(600억원)을 매각하되 계약을 맺은 이후 3년이 지난 후 풋옵션(매도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계약을 호텔신라와 체결했다. 동화면세점은 당시 계약에서 채무를 변제하는 대신 지분 30.2%를 담보로 설정했다.

그러나 동화면세점은 호텔신라가 풋옵션을 행사한 주식 35만8200주(19.9%)에 대한 처분금액 715억원을 상환하지 못했다. 이에 호텔신라는 지난해 5월 김기병 회장을 상대로 주식매매대금 청구소송을 낸 데 이어 김 회장이 보유한 롯데관광개발 주식에 대한 채권 가압류를 법원에 신청하는 등 법정분쟁이 진행 중이다.

SM면세점 서울 인사동 서울점.(사진=뉴스1)

하나투어가 운영하는 SM면세점은 올 상반기 매출 476억원, 영업손실 89억원을 기록했다.

인사동 본사에 매장을 둔 시내면세점인 SM면세점 서울점의 매장을 대폭 축소하는 등의 긴축 경영을 통해 손실을 줄여가고는 있지만 롯데, 신세계 등 인근 대기업 면세점들과 경쟁에 버거운 모습이다. SM면세점은 지난해 상반기에 매출 477억원, 영업손실 177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면세점 시장에서는 올해 연말 서울 신촌 민자역사에 오픈 예정인 시티면세점(법인명 시티플러스)도 기존 면세점들과의 경쟁으로 경영에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탑솔라그룹 계열인 시티플러스는 올해 4월 김포공항면세점 임차료에 부담을 느껴 DF2구역에서 1년10개월 만에 사업을 철수하는 등 재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티플러스의 지난해 매출은 1060억원, 영업이익은 45억원으로 2016년의 매출 706억원, 영업손실 26억원에 비해 개선됐지만 올해 12월 오픈 예정인 서울 시내면세점 오픈과 운영을 위해서는 충분한 자금이 필요하다.

시티플러스는 구주매각과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조달하기로 결정하고 지난 7월 일본 사후면세점 기업인 JTC의 자회사 케이박스에 구주 1600만주(80%)를 매각하면서 케이박스가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케이박스가 최대주주로 올라서고 오너이자 사실상 최대주주였던 오형석 탑솔라 회장의 지배력은 약화되지만 자금 수혈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면세점 업계에서는 서울 시내면세점이 불과 3년 만에 2배 이상인 13개로 늘어나면서 경쟁이 심화되고 자금력이나 상품구성능력 등에서 밀리는 중소중견은 더욱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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