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머지 세금 인상 확정 후 가격 결정…KT&G “시장 상황 맞춰 대응”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 제품.(사진=뉴스1)

[미래경제 김대희 기자] 궐련형 전자담배에 붙는 개별소비세 인상이 확정되면서 담배업계의 부담이 커진 가운데 ‘아이코스’를 판매하는 필립모리스와 ‘글로’를 내세운 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BAT)에서 연내 가격 인상에 나서지는 않을 전망이다.

올해 안에 바로 올리기보다는 나머지 세금 인상 등을 고려해 내년 초 인상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인상 가격은 5000원대 중반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최근 ‘릴’을 공개한 후발주자인 KT&G는 당분간 가격을 유지할 계획이다.

10일 국회와 업계에 따르면 궐련형 전자담배의 개별소비세를 529원으로 올리는 개별소비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됐다. 공포 즉시 시행돼 다음 달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그동안 궐련형 전자담배는 담뱃잎을 사용한 일반 담배와 차이가 없지만 세금은 절반도 되지 않아 논란이 있었다. 이에 기획재정위원회는 세금인상을 추진했다.

이번 결정으로 지금까지는 126원에 불과했던 궐련형 전자담배 스틱인 ‘네오스틱’과 ‘히츠’ ‘핏’은 당장 개별소비세를 20개비당 403원 더 내야 한다.

더욱이 문제는 추가 세금 인상이 있다는 점이다. 담배소비세와 지방교육세·국민건강증진부담금도 일반담배의 90% 수준으로 인상하는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안건이 모두 국회를 통과하면 궐련형 전자담배에 붙는 세금은 현행 1739원에서 2986원으로 1247원 오른다.

이에 필립모리스와 BAT는 나머지 세금 인상이 확정된 후 인상 가격을 발표할 예정이다. 개별소비세에 맞춰 가격을 올리면 지방세와 건강증진부담금 인상 후 다시 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소비자들의 반발도 고려하면서 여러번 나눠 가격을 올리는 것보다 한 차례 조정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다.

인상 폭은 오른 세금을 그대로 적용할 가능성이 크다. 앞서 2015년 담뱃세를 올렸을 때도 인상분이 가격에 고스란히 반영했다. 현행 네오스틱과 히츠의 가격이 4300원인 점을 고려하면 5000원대 중반으로 예상되고 있다.

후발주자인 KT&G는 상황을 더 지켜본다는 계획으로 시장 상황에 맞춰 대응하겠다는 판단이다.

업계에서는 가격 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시기의 문제라는 입장이다.

한편 권련형 전자담배 가격 인상과 관련해 사재기 현상은 주춤할 것으로 전망됐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9일 낮 12시부터 ‘궐련형 전자담배 매점매석행위 지정 등에 관한 고시’를 한시적으로 시행한다고 밝혀 사재기 현상 방지에 나섰다. 해당 고시를 위반할 시 '물가안정에 관한 법률'에 의거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여기에 당장 업계에서 가격 인상을 하지 않기로 정하면서 사재기 자제를 당부하고 있다.

저작권자 © 미래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대희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