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금호산업 수정안 거부…금호산업 재수정안 제시 가능성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사진=뉴스1)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금호타이어 매각 작업중 핵심인 상표권 사용 문제로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간의 팽팽한 기싸움이 계속되고 있다.

산업은행은 지난 12일 금호산업의 상표권 사용 조건 수정안을 일축하며 기존 조건을 수용할 것을 요구했다.

입찰 당시 산은은 더블스타를 포함한 인수 후보들에게 ▲상표권 사용기간 5년 보장+15년 선택 사용 가능 ▲매출액 대비 0.2% 사용료율 ▲독점적 사용 ▲해지 가능 등을 약속했다. 하지만 상표권을 가지고 있는 금호산업은 지난 9일 이사회에서 수정안을 제시하며 거부했다.

금호산업은 수정안에서 ▲사용 기간 20년 보장 ▲매출액 대비 0.5% 사용료율 ▲독점적 사용 ▲해지 불가 등의 조건을 내걸었다. 수정안대로면 더블스타는 20년 동안 의무적으로 금호 상표권을 사용해야 하고 중간에 해지할 수 없다.

특히 사용료율이 오르는게 더블스타에게는 큰 부담이다. 지난해 0.2% 기준 60억원의 상표권을 지불했는데 2.5배인 0.5%로 상승하면 매년 지불해야 하는 상표권료만 150억원이 된다. 20년으로 따지면 약 1200억원에서 3000억원으로 1800억원 가량 늘어난다.

때문에 더블스타는 전날 산은에게 금호산업의 수정안을 수용할 수 없다는 의사를 전달했고, 채권단은 기존 조건을 수용하라며 재차 박 회장을 압박했다.

산은은 16일까지 기존 조건으로 상표권 사용에 협조하라고 통보했다. 수용하지 않을 경우 '매각 방해 행위'로 간주해 경영권과 우선매수청구권 박탈 등도 불사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금호타이어 1조3000억원의 채무 만기를 3개월 연장하는 결정도 당초 15일에서 22일로 일주일 늦추는 등 후속조치를 위한 작업에 돌입했다.

산은의 압박을 받는 박 회장의 고심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산업은행의 요구를 수용해 백기투항하거나 수정안을 고수하며 정면대결을 벌일 수 있다. 그러나 어느 결정을 내리든 간에 박 회장에게는 부담이다.

일각에서는 박 회장이 사용료율이나 사용기간 조건을 조정한 재수정안을 제시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편 이날 금호타이어 전국 1500개 대리점주들은 이날 서울과 광주에서 매각 반대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상하이차의 쌍용차 인수 사례에서 보듯 더블스타는 핵심 기술만 빼가고 국내 공장 등 주요 자산을 정리하여 금호타이어 부실을 초래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주장했다.

호남을 기반으로 한 일부 정치권도 매각 반대에 힘을 보태고 있다. 김유정 국민의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관련 상임위를 열어 매각과정의 불공정행위 등을 시정하고 금호타이어의 해외기업 매각 방지에 앞장설 것"이라며 산은을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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