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경제팀 김석 기자.
산업경제팀 김석 기자.

[미래경제 김석 기자] 중국 고사에 일자천금(一字千金)이라는 말이 있다. 한 글자에 천금의 가치가 있다는 이 말은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우리나라 속담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적지 않다.

그만큼 말과 글은 우리 사회에서 어마어마한 파급력이 있고, 그 가치 또한 가늠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남녀노소·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말과 글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때에는 여러 번 생각하고, 또 한 다음에 비로소 표현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하지만 최근 더불어민주당 윤영찬 의원과 황희 의원이 말과 글로 표현한 일련의 행동을 보면 도무지 납득할 수 없다.

우선, 더불어민주당 윤 의원은 지난 8일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의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 보도가 포털사이트 다음의 메인화면에 노출된 것에 불만을 표시하는 듯한 사진이 찍혀 논란이 됐다.

당시 사진에는 윤 의원이 주 원내대표 발언 기사가 걸린 포털사이트 메인 화면을 캡처해 보내자 상대방이 "주호영 연설은 바로 메인에 반영되네요"라고 반응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어 윤 의원은 "이거 (다음의 모회사인) 카카오에 강력히 항의해 주세요"라며 "카카오 너무하는군요. 들어오라 하세요"라는 문자를 남겼다.

논란이 되자, 윤 의원은 "주 원내대표는 연설이 시작하자마자 기사가 떠서 형평성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좀처럼 논란은 수그러 들지 않았다.

이후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해당 건과 관련해 윤 의원에게 엄중한 주의를 준데 이어 보수 성향 시민단체 자유대한호국단은 지난 11일 윤 의원을 직권남용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장을 접수했다.

더불어민주당 황 의원도 크게 다르지 않다. 황 의원은 12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의혹과 관련 "최초 트리거(방아쇠)인 당직 사병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며 “언행을 보면 도저히 단독범이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하면서 당직 사병의 실명을 공개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당 안팎에서는 거센 논란이 일었다.

급기야 한때는 같은 당 동료였던 금태섭 전 의원도 "법무부 장관에게 불리한 사실을 주장한다고 해서 국민의 한 사람, 그것도 20대 청년에게 '단독범'이라는 말을 쓰다니. 제정신인가. 국민이 범죄자라는 말인가"라고 황 의원을 질타했다.

논란의 불이 좀처럼 가시지 않자, 황 의원은 지난 13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시절 특혜 휴가 의혹을 제기한 당직 사병의 실명을 자신이 먼저 공개한 것이 아니다”라며 "(실명 공개는) 허위사실로 추 장관을 공격할 때 TV조선이 했다"며 한발 물러서는 모양새를 보였다.

돌아보면 국회의원은 국민이 선출한 대표다. 그런데도 어떤 사안이 발생하면, 아무런 생각 없이 돌출 행동을 보이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 같다.

뿐만 아니라 사안에 따라 논란이 커지면 자신의 행동을 뉘우치기 보다는 타당치도 않은 해명과 변명으로 일관하는 모습을 우리 국민들은 너무나도 많이 보아 왔다.

말과 글은 생각을 표현할 때 참으로 적절한 수단이 되지만, 정제된 것 없이 무조건 내뱉는 말과 글은 상대방에게 독약이 될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을 해칠 수 있는 살인검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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