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생산 400만대 밑돌 듯…국내 판매 순위선 벤츠에 3위 자리 내줘

국내 완성차 업계가 올해 생산량 400만대 수준도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업계 전반에 위기론이 확산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자동차 노조의 잦은 파업으로 인한 국내 자동차 산업의 위기론이 올해는 심상치 않다. 수입차 브랜드의 완성차 판매 순위를 내주는 한편 자동차 산업의 유지를 위한 마지노선인 연 400만대 생산 달성도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7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현대·기아자동차 등 국내 완성차업체 7개사는 올해 10월까지 누적 326만6698대의 차량을 생산했다. 최악의 부진을 겪은 지난해 같은 기간(328만1211대)보다도 0.4% 줄었다. 이 추세를 고려하면 올 생산량은 390만 대 선에 그칠 전망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351만 대) 후 10년 만에 연 400만 대 체제가 붕괴될 위기에 내몰렸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연 400만대를 국내 자동차 산업 유지 마지노선이다.

연 400만대 달성이 어려워진 데는 현대‧기아차를 제외한 한국GM과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 등 하위 3사의 오랜 판매 부진과 장기 파업 탓이 크다는 지적이다.

이들 하위 3사 중 생산량이 가장 많이 감소한 곳은 르노삼성이다. 올 1~10월 누적 생산량이 13만747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18만2624대)보다 23.3% 급감했다. 로그(닛산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 수탁 계약 규모가 줄었기 때문이다. 닛산은 르노삼성 노조의 장기 파업으로 로그 위탁물량을 연간 10만 대에서 6만 대로 축소했다.

한국GM의 생산량도 8.0% 줄었다. 군산공장을 폐쇄 및 노조의 잦은 파업이 따른 신뢰도 하락이 영향을 미쳤다.

쌍용차의 생산량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한때 '티볼리' 등 신차 출시로 반등의 발판을 마련하는 가 싶었으나 이내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경쟁 차종 출시로 시장을 뺏겼다. 이로 인해 올 들어 임원의 연봉 동결 및 내년 신차 계획을 미루는 등 뼈를 깎는 재무구조 개선에 나서고 있다.

수입차 브랜드에 시장을 뺏긴 것도 한 몫 했다. 수입차 판매 1위인 메르세데스벤츠는 지난달 8025대를 팔아 수입차 브랜드 중 사상 처음으로 월 판매량 8000대 고지를 넘었다. 지난 9월엔 국내 판매 3위 자리를 꿰차면서 3위권 다툼에 나서는 수준으로 올라섰다.

업계에서는 최근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전기차 및 자율 주행차 등 미래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국내 하위 업체들의 판매감소는 시장 경쟁력에서 더 밀려날 수 있을 것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현대‧기아차가 자율 주행차 및 수소전기차 등 미래 기술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동안 이들 3사는 기술 확보는 커녕 노조와의 다툼 및 실적 개선에만 골머리를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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