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승지원서 빈 살만 왕세자와 합동 간담회 韓기업의 사우디 투자 당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부터),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 구광모 LG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사진=뉴스1)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중동의 ‘큰 손’인 빈 살말 사우디 왕세자의 마음을 잡기 위해 국내 5대 그룹 총수들이 총 출동했다. 5대 그룹 총수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지난 1월 청와대에서 열린 기업인 간담회 이후 처음이다.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26일 오후 늦게 삼성그룹 영빈관인 서울 용산구 이태원 '승지원'(承志園)에서 빈 살만 왕세자와 환담했다.

이날 청와대 만찬을 마치고 승지원으로 이동한 빈 살만 왕세자는 오후 8시40분쯤부터 약 50분간 이들과 대화하며 사우디에 대한 투자를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동에는 사우디 경제부처 장관들도 배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일본 도쿄에서 열린 롯데홀딩스 정기주주총회 참석으로 청와대 오찬에는 참석하지 못한 신동빈 회장은 뒤늦게 자리에 참석했다.

이들은 빈 살만 왕세자와의 회동 약 1시간 전에 미리 한자리에 모여 재계 현안을 두고 대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총수 가운데 일부는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빈 살만 왕세자와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빈 살만 왕세자가 사우디 내 개혁 정책을 이끄는 인물인 만큼 재계에서는 이번 방한을 계기로 다양한 사업군으로 양국 간 교역이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빈 살만 왕세자는 이번 방한에서 기존 정유·화학 외에도 ▲ICT ▲전자정보 ▲자동차 ▲수소경제 ▲건강보험분야 ▲문화협력 ▲국가지식재산 전략프로그램 ▲금융 등 여러 방면에서 협력하기로 한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재계가 관심을 갖는 부분은 사우디가 추진 중인 '비전 2030'이다. 사우디는 2016년 석유산업에서 ICT를 중심으로 한 첨단 분야로 산업 구조를 바꾸는 내용의 '비전 2030'을 발표한 바 있다.

현대차는 이번 방한 기간동안 아람코와 수소차 개발에 협력하기로 했고, 삼성 또한 이재용 부회장이 방한 직전 건설부문을 찾아 다양한 협력 방안을 모색한 만큼 대규모 투자 계획도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눈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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