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 능력 상위 건설사들 무급휴직·희망퇴직 잇달아

세종시의 한 건설 현장에 먹구름이 껴 있다. (사진=뉴스1)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건설업계가 올해 해외수주 부진을 겪으면서 찬바람이 불고 있다. 시공 능력 상위 5개 건설사 가운데 4개 건설사가 희망퇴직과 유급휴직을 시행하면서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서고 있다.

시공능력 기준 1위 건설사인 삼성물산이 최근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 시작하며 내건 자격 조건이다. 대상이 되는 직원이 희망 퇴직을 신청하면 1년치 연봉에 직급별로 최대 9000만원까지 위로금을 지급하겠다는 게 회사 방침이다.

삼성물산은 이미 지난 2년간 인력구조개선작업이라는 이름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해 왔다. 신규 수주가 줄면서 주택 부문의 인력을 감축했고, 해외 수주 감소로 플랜트 인력의 이탈도 많은 상황에서 추가 희망 퇴직을 받겠다는 입장이다.

대림산업도 지난 1일 무급휴직과 희망퇴직 희망자 신청 안내 공고문을 내고 인력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대림산업은 지난 3월부터 플랜트 부문을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는 무급 휴직제를 추가 연장할지 여부도 검토 중이다.

올해 매각이 무산된 대우건설도 인력 감축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명예퇴직과 희망퇴직 상시 운영으로 400명 가량 감축한데 이어 해외 플랜트 수주가 줄면서 지난 10월부터는 플랜트 부문을 중심으로 2개월 단위의 유급 휴가제도 시행 중이다. 기본급만 받는 조건으로 1000여명의 직원들이 2개월씩 돌아가며 쉬는 방식이다.

GS건설은 유휴인력을 타 부문으로 전환 배치하면서 인력 운용 효율화에 나섰다. 우선 해외 플랜트 인력을 최근 현장이 급증한 주택사업 부문으로 순환 배치하고 있다.

이처럼 상위 건설사들이 몸집을 줄이고 있는 것은 해외건설 수주 가뭄과 함께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축소와 주택 시장 규제로 내년 국내 건설경기도 암울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시공 능력 상위 5개 건설사(삼성물산 현대건설 대림산업 대우건설 GS건설)의 3분기 누적기준 수주 실적은 39조363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6조4702억원) 14.1% 감소했다. 특히 최근 몇 년간 호황을 누렸던 주택‧건축 부분은 올해 들어 정부의 각종 규제가 쏟아지면서 30% 가까이 줄었다.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투자 감소 여파도 지속될 전망이다. 올해 SOC 투자에 지난해보다 3조원이나 적은 예산 19조원을 배정한 정부는 내년 예산안은 8000억원 늘리기로 했다. 그러나 여전히 20조원 밑돌면서 내년 전망도 암울하다.

상위 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올해 대규모 플랜트 등 해외 수주가 급감하면서 실적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정부의 본격적인 부동산 규제까지 이어지면서 내년 건설시장이 더욱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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