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긴급 당정청 회의서 미묘한 신경전…청와대 "같은 얘기하는 것" 진화 나서

(왼쪽부터)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사진=뉴스1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문재인 정부의 사실상 경제 투톱으로 꼽히는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고용악화에 대한 진단과 해법에서 미묘한 시각차를 드러내 관심이 쏠린다.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고용상황 관련 긴급 당정청회의가 열렸다. 지난 17일 통계청의 공용동향 발표 이후 이에 대한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지난 17일 발표된 통계청의 7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전년대비 5000명 증가하는데 그쳐 2010년 1월 이후 8년6개월 만에 최저 증가 폭을 기록했다.

또 7월 실업자는 103만9000명으로 7개월 연속 100만명대를 기록했고 체감청년실업률은 22.7%로 치솟았다.

이날 회의에서 김 부총리는 "그간 추진한 경제정책도 효과를 되짚어 보고 관계부처·당과 협의해 개선·수정하는 방향도 필요하면 검토하겠다"고 언급했다.

김 부총리가 기존의 경제정책을 수정할 수 있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다.

소득주도, 혁신성장과 공정경제라는 3대 기조에 변화가 없다고 강조한 장하성 실장과 견해차를 드러낸 셈이다.

반면 장 실장은 조선과 자동차 등 주력산업의 구조조정, 생산 가능 인구의 감소 등 구조적인 이유를 고용 악화의 원인으로 꼽았다. 또한 김 부총리의 지적에 대해 "송구스럽지만 정부를 믿고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이날 당정청 회의 발언 이후 일각에선 문 청와대와 정부 간에 소득주도성장 등 핵심적 경제 기조를 놓고 온도 차가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논란이 불거지자 청와대 측은 즉각 진화에 나섰다.

청와대는 20일 오전 춘추관에서 가진 정례 브리핑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간 경제정책 추진에 '엇박자'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데에 "서로 같은 얘길하고 있는 것"이라며 일축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언론에서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며 "두 분이 어떻게 단어 하나, 문장 하나까지 똑같은 말씀을 하실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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