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크랩 참관, 6·13 지방선거 지원요청 의혹 쟁점…밤샘조사 전망

'드루킹' 일당의 댓글 공작에 연루된 의혹을 받고 있는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허익범 특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사진=뉴스1)

[미래경제 김정희 기자] 김경수 경남지사를 소환한 허익범(사법연수원 13기) 특별검사팀이 6일 오후부터 본격 조사에 돌입한다. 드루킹 일당의 댓글조작 혐의를 둘러싸고 캐물을 내용이 많아 밤샘 조사가 예상되고 있다.

특검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27분 서울 서초구 특검사무실에 출석한 김 지사는 12시쯤부터 점심식사를 겸한 휴식시간을 갖고 오후 1시30분쯤 오후 조사에 임하고 있다.

3시간 가량 진행된 오전 조사에서는 통상의 피의자 조사처럼 신상정보, 기본 사실관계 등 기초작업이 이뤄졌을 것으로 예상됐다.

김 지사는 오영중 변호사(49·39기)의 조력 하에 특검 조사를 받고 있다. 김 지사 신문은 방봉혁 수사팀장(21기)이 총괄 지휘하는 가운데 나머지 특검보들이 필요에 따라 조사에 참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유력인사들 조사 때 수사기관 책임자는 조사 전 간단한 면담으로 예우한다. 그러나 허 특검은 티타임 등을 일체 배제하고 곧바로 조사에 들어갔다. 김 지사는 이날 오전 출석 직후 9층 영상조사실로 직행했다.

허익범 특검은 정치권 논란과 둘로 쪼개진 국민 여론을 감안해 언론을 상대로 한 발표에 극도로 신중을 기하고 있다. 평일 오후 2시 정례적으로 이뤄지던 브리핑도 이날은 건너뛰었다. 다른 핵심 피의자 소환 없이 김 지사를 상대로 총력전을 펴고 있다.

특검팀은 지난 6월 27일 수사 개시 이후 40일 간 광범위한 조사를 진행한 끝에 김 지사를 드루킹의 댓글조작 공범으로 지목했다. 이날 소환도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 및 선거법위반 혐의 피의자 신분에 따른 조사다.

김 지사는 드루킹 일당의 댓글조작을 인지하고 암묵적으로 활동을 지시한 의혹을 받고 있다. 드루킹은 지난 5월 옥중편지를 통해 김 지사가 매크로 프로그램 ‘킹크랩’ 시연을 지켜본 뒤 고개를 끄덕여 댓글작업을 승인했다고 주장했다.

특검은 드루킹으로부터 제출받은 USB 분석을 통해 킹크랩 시연회 시기를 그동안 알려진 2016년 10월이 아닌 11월로 특정했다. 김 지사가 킹크랩 시연을 지켜본 뒤 회식비 명목으로 100만원을 건넸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드루킹의 USB에는 김 지사가 드루킹에게 정책자문을 구하고 수 차례 비공개 만남을 가진 정황이 담긴 시그널 보안메시지 내용도 포함돼있다.

김 지사는 드루킹으로부터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핵심 인사들을 오사카 총영사와 청와대 행정관 등에 기용해달라는 청탁을 받은 의혹도 받고 있다. 드루킹은 김 지사가 오사카 총영사 대신 센다이 총영사직을 역제안했다고 주장한다.

김 지사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이날 출석에 앞서 킹크랩 시연회 참관 및 6·13 지방선거 지원요청 등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특검도 ‘정치 특검’이 아닌 이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진실 특검’이 되어주길 부탁드린다”고 말하기도 했다.

사건의 중심에 선 드루킹과의 대질신문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도 있지만 김씨가 오후 2시부터 아내 성폭행 혐의와 관련한 별건 재판에 출석해서 성사 가능성은 낮다.

한편 특검은 김 지사를 상대로 자정을 넘겨 밤샘조사까지 할 것으로 전망됐다. 여권의 유력 차기 대권주자이자 현직 도지사 신분을 고려하면 특검팀이 김 지사를 여러 차례 부르긴 힘든 상황이다.

특검팀은 이날 김 지사의 진술내용을 청취·분석한 뒤 조만간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 신병처리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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