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취임 1주년 간담회서 대기업 일감몰아주기 언급…LS그룹 신호탄 해석

공정거래위원회가 LS그룹을 신호탄으로 대기업 계열사의 일감몰아주기에 대한 본격적인 제재 움직임을 보이면서 재걔가 긴장하고 있다. (사진=뉴스1)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공정위가 LS그룹을 시작으로 총수 일가의 일감몰아주기 등 대기업들의 사익 편취 등을 규제하기 위한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했다. 특히 그동안 일감몰아주기 논란의 핵심이었던 대기업 계열 SI업체들과 광고 계열사 등 관련 기업들 사이에선 긴장감이 돌고 있다.

공정위는 지난 19일 LS그룹의 사익편취와 관련해 LS 계열사 4곳에 시정명령과 총 26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또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과 구자엽 LS전선 회장 등 총수 일가 6명과 LS 등 법인 3곳도 이례적으로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LS그룹이 전선의 원료인 '전기동'을 거래하는 중간 과정에 LS글로벌을 넣어 통행세를 받았다고 보고 있다.

LS글로벌은 2005년 설립 당시 총수일가 지분율이 높아 사익편취 혐의가 적용됐다. 설립 당시 LS글로벌의 지분 비율은 LS전선이 51%, 총수 일가 12명이 49%였다.

공정위는 LS글로벌이 전기동을 시중가보다 싸게 공급 받고, 그룹 내 계열사 4곳에 팔 때는 높은 가격에 팔아 이윤을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총수 일가가 챙긴 금액은 197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이번 공정위의 LS그룹 고발 건에 대해 최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대기업 일감몰아주기를 지적했던 김상조 위원장의 발언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주 취임 1년 기자회견에서 대기업 총수일가에게 비주력 계열사 지분을 팔라고 주문한바 있다.

특히 대표업종으로 물류와 SI, 광고 계열사 등4개 업종을 직접 지목하며 이들 계열사들을 이용해 총수일가가 이득을 챙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교롭게도 이번에 공정위의 타겟이 된 LS글로벌이 하고 있는 사업도 바로 물류사업과 SI 사업이다. 재계에서 공정위가 LS그룹을 본보기로 삼은 거 아니냐는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공정위는 최근 기업들의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서는 공정위의 다음 타깃으로 삼성SDS, 제일기획 등 삼성 계열사들을 포함해 최근 분할합병에 실패한 현대글로비스 등 그동안 일감몰아주기 논란이 있었던 업체들이 유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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