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들어 유통매장 출점 없어…경영 환경 악화에 ‘고용’ 숙제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사진=뉴스1)

[미래경제 김대희 기자] 국내 산업 중 가장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유통업종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매장 출점 계획이 전무하다. 일자리 창출 약속에 나섰지만 주변 상인 반발 및 인허가 등 넘어야 할 벽이 높아 고용 문제가 숙제로 작용될 전망이다.

특히 대형마트의 경우 매장이 한 개 생길 때마다 300~500명을 신규 고용하고 대형 백화점과 복합쇼핑몰은 5000여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진다. 고용규모가 큰 제조업 중심의 대기업보다 많은 수준으로 일자리 창출 효자인 셈이다. 하지만 골목상권 보호를 이유로 신규 출점이 어려워지면서 일자리 창출도 쉽지 않게 됐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 현대, 신세계 등 국내 3대 유통 대기업의 백화점은 현 정부 들어 신규 출점 계획을 잡지 않았다. 현대백화점은 2020년 서울 여의도점, 신세계백화점은 2021년 대전점을 끝으로 당분간 오픈 계획이 없다. 롯데백화점은 2015년 마산점 개점 후 신규 출점이 전무하다. 현대백화점 여의도점, 신세계백화점 대전점의 경우도 현 정부 출범 전에 결정된 사항이다.

대형마트도 비슷한 상황이다. 롯데마트 양평점이 오픈한 것을 제외하고 롯데마트를 비롯해 이마트와 홈플러스는 사실상 추가 매장 출점을 포기했다. 롯데마트와 이마트는 신규 출점 계획을 세웠다가 지역 내 상인 반발 및 인허가 문제로 미뤄져 오픈 미정인 상태다.

이처럼 출점이 어려워지면서 유통 대기업의 일자리 창출도 고심이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 공약에 맞춰 대규모 일자리 창출을 약속했지만 내수 위축과 시장 포화, 출점 규제 등으로 인해 점포 확장이 어려워진 탓이다. 더욱이 지역상인들과 ‘상생’에 난항을 겪고 있는데다 대기업 계열 복합쇼핑몰 영업규제 등이 강화될 조짐에 어려움은 더 커질 전망이다.

한편 유통기업들의 올해 채용은 작년 수준을 유지할 계획이다.

롯데그룹은 이달 말 올해 상반기 신입사원 모집 공고를 내고 각 계열사가 채용 절차에 들어간다. 롯데그룹의 채용 규모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1만4000여명으로 이 가운데 고졸-대졸 신입사원은 1300명 안팎이다.

신세계그룹도 2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몰에서 협력업체와 함께 채용박람회를 열고 일자리 창출에 나선다. 신세계는 올해도 1만명 이상의 직원을 채용하겠다는 목표지만 대형 점포의 출점을 확정짓지 못해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반면 현대백화점그룹은 올해 채용규모를 예년보다 늘렸다. 올해 상반기에만 전년대비 60% 늘어난 3150명을 채용한다는 계획으로 올 한해 전체 채용인원은 4300명이다.

업계에서는 유통대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출점을 하면서 대졸 신입사원 공채도 자주 진행했었지만 최근에는 청년 일자리가 많이 줄고 앞으로 규제가 강화되면 일자리 창출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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