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료 산정 방식 변화…여전히 높은 임대료 및 초기 투자비용 부담 높아

17일 개장을 하루 앞둔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출국장에서 승객들과 직원들이 오가고 있다.(사진=뉴스1)

[미래경제 김대희 기자]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T2) 개장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입점 업체들 또한 개점 준비에 한창이다. 면세·팝업스토어·음료·푸드코트·패스트푸드·전문식당 등은 입점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뚫고 들어온 만큼 기대감도 높다.

뚜껑을 열어봐야 하겠지만 입찰을 통해 선정된 만큼 높은 임대료를 고려했을 때 장사는 잘 되더라도 남는 게 없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T2 FB1 사업권(동편)의 최저수용금액 추정치는 연 43억4900만원이다. FB2 사업권(서편)은 33억600만원이며 FB3 사업권(지하)는 29억8600만원이다.

이 비용은 운영 첫해에만 적용된다. 기존 공항사업자 선정과정에서 5년치 비용을 모두 적어냈던 기존 제1여객터미널 산정방식과 달리 1년간의 운영기간 이후 출국 객수에 연동해 임대료를 조정하기로 계약했기 때문이다.

임대료 산정 방식이 과거와 달라졌고 구매력이 가장 큰 것으로 알려진 대한항공 이용객들이 모이는 만큼 각 T2 입점업체들은 기대감이 크다.

또 입점업체들은 제한된 공간에서 정해진 식품만 구매할 수 있는 인천공항 특성에 따라 대기 중인 고객들이 집중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전세계적으로 브랜드를 널리 알릴 수도 있다.

실제 인천공항공사가 추정한 T2 연간 수용인원은 1800만명에 달한다. 2023년 최종 확장공사가 끝나면 연 수용인원은 4600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다수의 업체들이 출혈을 감수하면서 입점을 강행한 이유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기대만 하기는 어렵다. 높은 임대료는 여전히 큰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또 일부 외식업체는 입찰 조건에 저렴한 가격대의 메뉴를 판매하도록 돼 있어서 임대료에 맞는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으로 알려졌다.

실례로 인천공항 T2에 입점(FB3 사업권)한 중저가 업체의 계약조건에는 필수 취급메뉴로 김밥(1500원)과 라면(3000원), 떡볶이(3000원), 덮밥(4500원), 볶음밥(4500원), 찌개류(4500원), 오므라이스(4500원) 등이 포함됐다.

계약 조건에 ‘동일한 메뉴라도 재료특성 등에 따라 다양한 메뉴/가격대를 운영하는 것은 무방하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사전에 공사에서 정한 메뉴를 정해진 가격에 팔아야하는 비슷한 메뉴의 가격을 크게 올리긴 쉽지 않다.

아울러 대다수의 입점업체는 영업시설 지원을 위한 관리 및 물류 공간을 확보해야하는데 이 역시 별도의 공간을 따로 임대해야 한다. 이 공간의 임대료는 ㎡당 88만~95만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임대료 산정의 기준이 되는 영업요율도 낮지만은 않다.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음료업체의 입점 영업요율은 18%다. 최소 영업요율이 20.4%인 면세점보다는 낮지만 면세점보다 객단가가 낮은 점을 고려하면 큰 차이는 없을 전망이다.

이어 패스트푸드 15%, 전문식당 15%, 바 15%, 푸드코트 13%, 콘셉트매장 7%, 팝업스토어 7% 순을 보였다.

이에 입점업체들은 단순한 임료대에 초기 시설 투자비용 등 부담이 만만치 않아 수익을 낼 수 있을지 가늠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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