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산수익률 저조·사람이 최종 결정 비판에도 시장 확대 전망 '쑥쑥'

최근 금융권에선 핀테크 산업의 핵심인 로보어드바이저(Robo Advisor) 서비스를 경쟁적으로 도입하기 시작했다. /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전광판. (사진=뉴스1)

[미래경제 박시형 기자] 자산관리는 지금까지 시장을 분석하는 능력과 고도의 판단력을 요하고 있어 금융 전문가의 전유물이었다. 

실제로 금융권에서 자산운용은 관련 분야에서 수년간 일하거나 관련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 등 금융투자 전문인력들이 배치돼왔다. 

일부는 분야별 전문가들로 구성된 팀을 꾸려 운용하기도 한다. 자연스럽게 자산운용은 돈이 많아 관리가 필요한 부유층들만 접하는 서비스로 자리매김해왔다.

하지만 로보어드바이저의 출현으로 그 인식이 바뀌기 시작했다. 

돈의 흐름을 사람 대신 컴퓨터가 분석하고 그에 맞는 금융상품을 찾아내 추천해 줘 과거에 비해 비용이 크게 줄어들게 된 것이다. 

게다가 일정 조건을 입력하기만 하면 되고, 동시에 여러사람이 이용할 수 있어 금융사들이 새로운 서비스로 경쟁적으로 도입하기 시작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특히 시장의 작은 신호에 휩쓸리지 않고 감정적인 결정이 철저하게 배척됐다는 점에서 이용자들의 신뢰를 얻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 도입에 적극적인 곳은 역시 증권사다. 키움증권의 경우 지난 2015년 9월부터 로보어드바이저 알고리즘 관련 특허를 출원했다. 지난 12월에는 자산운용사와 함께 펀드상품도 내놨다. 

키움증권은 글로벌지수들의 움직임과 국제금융시장 전망, 채권, 원자재, 환율 등을 결합해 포트폴리오를 만드는데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한다. 삼성증권은 플랫폼을 개발해 상품들을 매매하고 리밸런싱 하는 과정에서 로봇어드바이저의 도움을 받는다.

최근 금융권에선 핀테크 산업의 핵심인 로보어드바이저(Robo Advisor) 서비스를 경쟁적으로 도입하기 시작했다. (그래픽=뉴스1)

○ 로보어드바이저, 수익률 낮고 완전히 믿을 수도 없어

하지만 로보어드바이저는 투자 알고리즘이 계속 보완중인 상태인데다 최종 결정은 결국 사람이 해야 한다는 점에서 완전히 투자를 맡길 수는 없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최근 금융위원회와 코스콤이 테스트베드를 운영해 로보어드바이저 알고리즘의 수익률과 안정성을 분석한 결과 시장수익률을 밑도는 것으로 집계됐다.

코스콤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 운용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24일 이후 지난달 17일까지 해외 적극 투자형은 2.41%, 국내 적극투자형 1.92%, 해외위험 중립형 1.18%, 국내위험중립형 0.96%, 국내 안정추구형 0.25%, 해외 안정추구형 -1.2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와 코스피200은 각각 5.7%, 8.6%를 기록했다.

또 상품 운용 보수도 0.7~0.9% 수준으로 일반 펀드에 비해 높은 편이다. 금융사가 자체적으로 로보어드바이저를 도입하기 보다 외부에서 포트폴리오를 받아 오기 때문에 수수료가 비쌀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렇게 받아온 포트폴리오도 최종적인 결정은 투자를 일임받은 전문가나 투자자 본인이 다시 판단해야 한다.

한 연구원은 "로보어드바이저는 기존에 사람이 하던 자산업무를 컴퓨터를 이용해 자동화한 것으로 알고리즘에 따라 수익률 차이도 크다"며 로보어드바이저에 대한 환상을 깰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시장 규모 2020년 이후 수조원 대 진입…시간 지날 수록 늘어날 것

그럼에도 금융권에서는 국내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의 자산규모가 2500억원 규모에서 오는 2018년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PWC삼일 회계법인은 2021년 6조원대에 진입, 2025년에는 46조원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산관리 대중화 흐름을 타고 시장 규모가 커질 것으로 분석한 것이다.

해외의 경우 국내보다 좀 더 적극적인 움직임이다.

로보어드바이저의 선구자인 김승종 쿼터백테크놀로지스 대표. (사진=쿼터백테크놀로지스)

로보어드바이저를 각 금융사의 전략에 맞춰 데이터를 분석하는데 사용하면서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해 자산관리를 대중화시킨 미국 웰스프론트는 로보어드바이저를 도입해 투자금액이 1만5000달러(한화 1670여만원)이하인 투자자에게는 수수료를 받지 않았다.

골드만삭스는 퇴직연금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지난해 3월 미퇴직연금 운용 로보어드바이저 업체 '어니스트달러'를 인수했다.

경영컨설팅 업체 딜로이트는 미국 로보어드바이저 운용 자산 규모가 2025년까지 5조~7조달러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로보어드바이저의 선구자인 김승종 쿼터백테크놀로지스 대표는 "같은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제공하더라도 디지털 자산관리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전통적인 자산관리 서비스는 시장에서 패배할 것"이라며 "최종적으로는 대중부유층이나 밀레니엄 세대, 은퇴 설계 투자자 같은 금융 소비자가 우선시 하는 곳이 최종적인 승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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