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홈쇼핑·신세계·현대百, 예술 관련 NFT 선보여 눈길
희소성 쫓는 MZ세대 관심 자극
저작권 이슈 등은 문제

롯데홈쇼핑은 NFT 마켓플레이스인 'NFT 숍'을 오픈했다. 자체 모바일 쇼핑앱에 개설했으며, 거래 화폐 단위도 원화로 지원한다. [사진=롯데홈쇼핑 제공] ⓜ
롯데홈쇼핑은 NFT 마켓플레이스인 'NFT 숍'을 오픈했다. 자체 모바일 쇼핑앱에 개설했으며, 거래 화폐 단위도 원화로 지원한다. [사진=롯데홈쇼핑 제공] ⓜ

[미래경제 김금영 기자] 유통업계가 NFT(대체불가토큰)를 활용한 마케팅·사업을 확대하며 개성과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MZ세대 공략에 나서고 있다.

NFT는 위조가 불가능한 블록체인 기술로 사진·동영상 등에 고유번호를 붙이고 소유권을 주는 것이다. 새로운 사업 분야와의 시너지 효과도 있어 NFT가 유통업계의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하지만 실물경제 기반의 유통업계와 NFT의 접점을 찾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또, 관련 법규·제도가 보다 마련돼야 안정화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가장 눈에 많이 띄는 건 예술 관련 NFT다. 롯데홈쇼핑은 미술품 판매, 아트테이너 연계 모바일 생방송 등 컬처 사업을 본격화하고, 미술품 NFT 시장 진출도 추진 중이다.

지난달 NFT 마켓플레이스인 'NFT 숍'을 오픈한 데 이어 26일엔 가상 모델 '루시', 영화 '마녀2' NFT를 한정 판매하며 NFT 영역을 확장했다.

NFT 숍은 올해 안으로 NFT 마켓플레이스인 '오픈씨'를 활용해 2차 판매를 가능하게 할 예정이다. 

사업 본격화의 일환으로 지난해 미술시장 거래 규모가 역대 최대를 기록하는 등 아트테크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해 전문관 '방구석 컬처관'을 모바일 앱에 오픈하기도 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자체 캐릭터인 푸빌라 캐릭터 NFT(대체 불가 토큰) 1만개를 판매했다. [사진=신세계백화점 제공] ⓜ
신세계백화점은 자체 캐릭터인 푸빌라 캐릭터 NFT(대체 불가 토큰) 1만개를 판매했다. [사진=신세계백화점 제공] ⓜ

신세계백화점 또한 예술과 관련된 자체 NFT 콘텐츠를 내놨다. 미국 아티스트 '베레니스 골먼'과 협업해 봄꽃을 주제로 한 5종의 NFT 영상 1000개를 선보였다.

이달엔 자체 브랜드 캐릭터인 '부필라'를 이용해 만든 NFT 1만개가 완판되는 등 호응을 얻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9일 블루베리NFT와 공식 업무 협약을 맺고 NFT 사업 진입을 알렸다. 지난달에는 NFT를 저장 및 관리할 수 있는 전자 지갑 서비스 'H.NFT'를 자체 개발해 도입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현대백화점은 최근 진행한 '현대 어린이 그림 그리기 대회' 수상 작품을 NFT로 변환해 수상 고객 가족에게 H.NFT로 지급하거나 고객이 원하는 명언 혹은 글귀를 아티스트와 협업을 통해 NFT로 제작하는 등 독특하면서도 개인 맞춤형 방식의 NFT를 선보일 계획이다.

자사 제품을 NFT와 연결시키는 작업도 활발하다.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은 블록체인 전문기업 갤럭시아메타버스와 NFT 사업협력을 위한 MOU를 지난 2월 체결했다.

이어 3월엔 갤럭시아메타버스의 '메타갤럭시아', 카카오 '클립드롭스' 플랫폼에서 NFT 작품을 판매했다. 메타갤럭시아에 선보인 디지털 페르소나 '제시아' 캐릭터 관련 NFT는 출시 이튿날 조기 완판되는 성과를 거뒀다.

이달 9일엔 네이버 '제페토'에 젝시믹스 전용관을 오픈하고 인기 크리에이터 '렌지'와 협업한 베스트셀러 제품 15종을 판매 중이다. 

젝시믹스 인기 라인인 블랙라벨 브라탑과 레깅스 등을 비롯해 다채로운 색상과 디자인으로 구성된 애슬레저 의류 및 액세서리 등을 판매한다.

젝시믹스 관계자는 "MZ세대를 중심으로 메타버스 시장에서의 브랜드 경험을 늘려, 젝시믹스의 인지도와 가치를 동시에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향후 젝시믹스는 제페토 입점을 시작으로 양질의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를 생산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디어커머스 기업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이 전개하는 액티브웨어 브랜드 젝시믹스는 네이버제트에서 운영 중인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입점하며 메타버스 비즈니스를 본격화한다. [사진=네이버제트 제공]
미디어커머스 기업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이 전개하는 액티브웨어 브랜드 젝시믹스는 네이버제트에서 운영 중인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입점하며 메타버스 비즈니스를 본격화한다. [사진=네이버제트 제공]

NFT 시장의 잠재력은 크다. 최근 애플리케이션 데이터 분석 업체 댑레이더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NFT 시장 거래액은 248억달러(29조 6000억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비 시장의 주축인 MZ세대를 중심으로 미래 성장 가능성이 더 높게 점쳐지고 있다.

MZ세대는 명품이나 한정판 운동화 등 희소성 있는 제품에 관심이 많다. NFT는 각 콘텐츠에 고유값을 부여하고, 수량이 제한되며 복제도 불가능하다. 때문에 대체불가성과 희소성이 갖춰진다. 

시장 데이터 전문 기업 스태티스타는 오는 2025년 글로벌 NFT 시장이 800억달러(약 96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 2019년 대비 3만 배 이상 성장한 수치다.

다만 NFT는 가상 자산의 투자 가치 증명이 중심이기에 실물 판매가 위주인 유통업계는 기대만큼의 시너지 효과를 누리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NFT 시장 성장 속도에 비해 관련 법규·제도는 아직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 

특히 원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무단 NFT 생성자가 글로벌 온라인 거래소에 전송하는 경우가 많아 관련 분쟁이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월 신세계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고릴라 캐릭터인 신세계푸드의 '제이릴라'가 NFT 거래 사이트인 오픈시에 판매 상품으로 올라와 있다는 제보를 받고 삭제 요청을 했다. 

이는 익명의 이용자가 무단으로 만들어 올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NFT는 0.1 이더리움(한화 약 31만원)에 판매됐다. 현재는 해당 게시물이 사라진 상태다. 

지난해 이중섭, 김환기, 박수근 등 한국 근대화 거장들의 작품을 NFT로 경매하려던 시도도 있었다.

국내뿐 아니라 나이키, 에르메스 등 글로벌 기업도 자사 간판 상품을 도용한 이들과 소송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에 위·도용으로 인한 저작권 분쟁을 사전 차단하기 위해 기업들의 선제적 대응 및 관련 법규·제도 체계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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