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경제팀 한우영 차장
산업경제팀 한우영 차장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국내 배터리 업계가 가격을 앞세운 중국 업체에 밀려 글로벌 배터리시장에서 입지가 줄어들고 있다. 그나마 선두권을 지키고 있던 중국을 제외한 배터리 시장에서도 중국업체에 자리를 내주며 입지가 예전만 못한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월 중국을 제외한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CATL은 점유율 25.8%를 차지하며 1위에 올랐다. 1위를 달리던 LG에너지솔루션은 점유율 24.4%를 차지하며 2위를 기록했다. 작년 1월에는 LG에너지솔루션이 점유율 24.4%로 1위, CATL이 24.1%로 2위였다.

K배터리 기업들은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중국 포함) 점유율에서도 작년부터 감소 추세에 있다. K배터리 3사의 작년 점유율은 2022년 대비 하락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K배터리 3사의 작년 전기차 배터리 점유율은 23.1%로 전년 대비 1.6%p 하락했다.

반면 중국 기업들의 점유율은 더 높아지고 있다. 2022년 점유율 13.6%로 3위였던 BYD는 작년 15.8%를 기록해 13.6%에 그친 LG에너지솔루션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SK온과 삼성SDI의 작년 점유율도 2022년 대비 낮아졌다. SK온의 작년 점유율은 4.9%로 2022년 5.9%에 비해 줄었고, 삼성SDI도 2023년 점유율 4.6%를 기록하며 2022년 4.7%보다 소폭 하락했다.

중국 업체들은 가격을 앞세운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LFP 배터리는 가격은 싸지만, 에너지 밀도가 높지 않아 주행 거리가 짧은 게 단점이라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10분 충전에 최대 400㎞를 갈 수 있는 급속 충전 LFP 배터리가 나오고 테슬라, 폭스바겐, 벤츠, 볼보 등이 LFP 채택을 공식화하면서 배터리 업체도 관심을 갖게 됐다. 기술이 점점 발전하고 전기차 가격을 낮추려는 자동차 업체가 늘면서 LFP 배터리 수요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CATL의 경우, 테슬라 모델 3·Y를 비롯해 BMW, 볼보 등 메이저 완성차에 탑재되고 있다. 최근 현대의 신형 코나와 기아 레이 전기차 모델에도 CATL의배터리가 탑재돼 국내 시장 또한 중국 업체의 영향력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또한 향후 주목받고 있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서도 LFP 배터리 활용도가 큰 만큼 중국업체가 압도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업체들도 이에 뒤늦게 LFP 시장 진출을 선언하고 있지만 상용화 시점이 빨라도 2026년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마저도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배터리 업계가 중국에 빼앗긴 점유율 회복을 위해선 차세대 배터리 개발 등 기술의 초격차만이 살길 이라는 평가다. 

현재 국내 배터리 3사는 차세대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SK온의 경우 2025년 파일럿 라인 구축을 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잘못된 시장 분석으로 이미 LFP시장에서 쓴 맛을 본 만큼 배터리 업계의 사활을 건 기술 개발만이 벌어진 격차를 줄일 수 있는 유일한 기회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저작권자 © 미래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우영 산업팀 차장의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