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한국판 넷플릭스가 되겠다"며 지난해 9월 SK텔레콤과 공중파 3사가 손잡고 야심차게 출범했던 의 OTT ‘웨이브(Wavve)’가 기대 이하의 부진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푹과 옥수수를 바탕으로 기존에 있던 고객까지 이탈 조짐을 보이며 오히려 넷플릭스에 역전당하는 굴욕을 겪고 있다.

지난 17일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웨이브의 올해 5월 월간 활성이용자(MAU)는 346만4579명으로, 지난해 11월의 402만3722명보다 13.9%나 감소했다. MAU는 1개월 동안 1번 이상 서비스를 실제 사용한 사람 수를 집계한 것이다.

지난 1년간 넷플릭스의 월간 이용자가 2.5배 늘어는 동안 웨이브 이용자는 오히려 1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민간 방송사인 CJ와 JTBC가 만든 ‘티빙’이 같은 기간 이용자가 2배 늘어난 것과도 대조된다.

웨이브의 MAU는 지난해 11월 이후 올해 3월까지 계속 감소세를 보이다, 4월에 반짝 늘어난 이후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로 인해 출범 당시인 지난해 10월 넷플릭스보다 월간 이용자가 379만명대 342만명으로 37만명 이상 더 많았던 것이 이제는 넷플릭스의 절반 수준(54%)으로 완전히 역전당한 상태다.

반면 넷플릭스는 지난 1년간 폭발적 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5월 252만8084명이던 넷플릭스의 MAU는 지난해 12월 387만6604명으로 증가하면서 웨이브(352만3151명)를 추월했고, 올해 5월에는 637만4010명으로 급증했다. 1년 새 2.5배가 된 것이다.

업계에서는 웨이브가 지난해 서비스 출범 후 잦은 서비스 장애와 사용하기 불편한 앱으로 많은 지적을 받은 것과 함께 푹과 옥수수 시절 서비스 보다 오히려 줄어든 콘텐츠에 기존 고객들이 돌아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예전 푹이나 옥수수 시절 무료로 볼 수 있었던 콘텐츠도 크게 줄었다”는 불만이 제기됐다. 또 넷플릭스에 비해 콘텐츠의 절대적 수는 물론 다양성도 떨어진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웨이브의 콘텐츠 추천 알고리즘이 넷플릭스에 비해 크게 떨어져 사용자들을 붙잡는데 실패했다는 분석도 있다.

웨이브가 부진한 한편으로 CJ ENM과 JTBC가 합작한 ‘티빙(tving)’은 지난해 5월부터 1년간 MAU가 124만5217명에서 254만2374명으로 2배 이상으로 늘었다.

지난해 10월 200만명이 넘던 웨이브와의 격차도 올해 5월에는 90만여명으로 크게 좁혀졌다.

KT가 지난해 11월 말 선보인 시즌은 서비스를 본격화한 올해 들어 MAU가 1월 215만6771명에서 5월 236만5043명으로 증가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출범 초기 넷플릭스라는 절대 강자에 도전할 토종 OTT로 웨이브가 주목받았지만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격차를 줄이는데 실패했다"며 "오히려 티빙과 시즌이 최근 성장세를  바탕으로 넷플릭스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