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3조원 투자 계획에 알리는 한국 채널 수수료 내년 6월까지 면제 대응

서울 시내의 한 주차장에 세워진 쿠팡 배송차량들 모습. [자료사진=연합뉴스] ⓜ
서울 시내의 한 주차장에 세워진 쿠팡 배송차량들 모습. [자료사진=연합뉴스] ⓜ

[미래경제 김석 기자] 국내에서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 쿠팡과 중국의 알리익스프레스가 대규모 투자에 나서며 본격적인 ‘쩐의 전쟁’이 예고되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 쿠팡이 시세를 키워가는 가운데 중국 대표 이커머스 업체 알리익스프레스가 공격적인 확장 전략을 내세우며 맞대결이 펼쳐질 전망이다.

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먼저 중국 알리바바그룹이 한국 시장 공략에 공격적으로 포문을 열었다. 알리익스프레스의 모기업인 알리바바그룹은 한국에서 사업을 확대하고자 3년간 11억달러(1조5000억원)를 투자한다는 계획서를 한국 정부에 제출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또 지난 18일부터 K-Venue(케이베뉴)에서 1000억원 상당의 쇼핑 보조금을 지원하는 ‘천억 페스타’를 시작했고 10억원 상당의 전용 쿠폰을 제공하는 ‘10억 팡팡 프로모션’을 마련하는 등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실제 알리가 ‘100만원 쿠폰’ 111장을 포함해 10억원어치 쿠폰을 랜덤으로 제공하자 행사 첫날 17만7000여명이 몰려 쿠폰이 매진됐을 정도로 큰 반응을 이끌어 냈다.

알리바바의 투자 계획이 이달 중순께 공개되고서 보름도 안 돼 이번에는 쿠팡이 맞대응으로 나섰다.

쿠팡은 지난 27일 3년간 3조원 이상을 투자해 2027년까지 로켓배송 지역을 전국으로 확장한다고 발표했다.

로켓배송이 가능한 지역을 뜻하는 ‘쿠세권’을 현재 전국 70%에서 88% 이상으로 늘려 5000만명 이상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신선식품을 당일 또는 익일 새벽 무료 배송하는 ‘로켓 프레시’는 유료회원인 와우회원만 주문할 수 있고 나머지 상품은 비회원도 1만9800원 이상 구매 시 무료 로켓배송으로 받아볼 수 있다.

쿠팡은 올해부터 2026년까지 신규 풀필먼트센터(통합물류센터) 확장과 첨단 자동화 기술 도입, 배송 네트워크 고도화 등에 3조원을 투자한다. 이는 중국 이커머스 업체 알리익스프레스의 모기업인 알리바바그룹이 한국에 3년간 1조5000억원 투자한다는 금액의 두 배 규모다.

쿠팡은 경상북도 김천과 충청북도 제천, 부산, 경기도 이천, 충청남도 천안, 대전, 광주, 울산 등 8곳 이상 지역에 신규 풀필먼트센터 운영을 위한 신규 착공과 설비투자를 추진한다.

광주와 대전은 올해 풀필먼트센터 운영을 시작하고, 부산과 이천은 올해 2분기, 김천은 3분기, 제천은 4분기에 각각 착공할 계획이다. 쿠팡은 이들 신규 풀필먼트센터에 수백∼수천명씩 고용할 예정이다.

이런 투자 확대를 통해 쿠팡은 전국에 로켓배송 지역을 순차적으로 늘려 2027년까지 사실상 ‘전국 인구 100% 로켓배송’을 목표로 한다.

쿠팡은 그동안 6조2000억원을 물류망 구축에 투입, 전국 30개 지역에 100여곳의 물류인프라를 갖추고 ‘쿠세권’을 전국 260개 시·군·구 가운데 182개(70%)까지 늘렸다.

투자 계획에 따라 쿠세권이 점차 확대되면 2027년부터는 약 230여개(88% 이상) 시군구에서 로켓배송이 가능할 전망이다. 인구수로 보면 전 국민 5130만명 가운데 5000만명 이상 규모로 추산된다.

알리익스프레스가 지난해 12월 ‘지적재산권 및 소비자 보호 강화 발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사진=알리익스프레스 제공] ⓜ
알리익스프레스가 지난해 12월 ‘지적재산권 및 소비자 보호 강화 발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사진=알리익스프레스 제공] ⓜ

이처럼 쿠팡이 3조원 투자계획을 내놓은 지 몇 시간도 안지나 알리익스프레스가 적극적인 공세로 대응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이날 국내상품 판매 채널인 케이베뉴(K-Venue) 입점사의 수수료 면제 정책을 6월까지 이어간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국내 판매자들의 판로 확장 및 비즈니스 성장을 위한 지원을 확대하고 지속가능한 협력 구축에 힘쓴다는 계획이다.

케이베뉴는 알리익스프레스가 지난해 10월 론칭한 국내 상품 판매 채널이다. 기존 e커머스 업계의 오픈마켓과 같은 형태로 운영되는데 알리에서 주문받은 입점업체가 제품을 한국 소비자에게 직접 보내는 방식이다.

케이베뉴에서 판매하는 제품은 국내에서 발송되며 배송 기간은 상품 및 지역마다 다르지만 대부분 3일 내 배송된다. 배송비는 무료다.

케이베뉴는 C커머스(중국 e커머스) 업체들의 단점으로 꼽혔던 느린 배송과 낮은 품질, 교환·환불이 어렵다는 점을 보완하는 창구로 활용되고 있다. 국내 제조사들이 직접 알리에 입점한 만큼 제품 하자에 유연한 대응이 가능하고 국내 택배를 이용해 배송 기간을 대폭 줄였다.

공산품 위주였던 판매품목 역시 케이베뉴를 통해 간편식과 신선식품, 농산물까지 확대했다. 케이베뉴에서 판매하는 모든 상품에 대한 무료 반품도 지원한다.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 대표는 “알리익스프레스는 한국 판매자 수수료 면제 정책을 통해 더 많은 판매자가 판로를 확장하고 소비자와 접점을 강화하도록 돕고 싶다”며 “특히 중소 파트너들의 비즈니스 성장을 지원해 상생하는 비즈니스 생태계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지난 28일에는 알리바바 인터내셔널 산하의 글로벌 B2B 커머스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는 알리바바닷컴이 파트너 초청 행사를 통해 한국 기업의 해외 수출을 보다 적극적으로 지원한다고 밝혔다.

알리바바닷컴은 전 세계 200여 개 국가 및 지역에서 4700만 활성 B2B 바이어들이 활용하는 B2B 커머스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 셀러들과 바이어들을 이어줘 보다 쉬운 해외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알리바바닷컴이 이번에 처음 선보인 ‘한국 산업 리더 프로젝트’는 자체 심사 과정을 통해 선정된 일부 국내 기업들이 보다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성공적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젝트다.

알리바바닷컴의 ‘한국 산업 리더 프로젝트’에 처음 참여하게 된 건강기능식품 전문 기업 프롬바이오는 이번에 알리바바닷컴이 국내 기업들을 지원하고자 마련한 ‘한국 산업 리더 프로젝트’를 통해 글로벌 B2B 시장 진출하고 B2B 바이어 매칭 프로젝트, B2C 플랫폼 연동 사업 등을 활용함으로써 세계 시장에서도 그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은 중국산 공산품을 알리익스프레스보다 저렴하게 판매하는 경쟁보다 해외 셀러를 모집해 상품력과 가격경쟁력을 높이고 한국 상품의 역직구(수출)를 강화하는 등 차별화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저작권자 © 미래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석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