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력 강화와 수익성 개선 위한 조직개편-‘초저가’ 상품 할인 경쟁 등 전략 추진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모습.[사진=연합뉴스] ⓜ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모습.[사진=연합뉴스] ⓜ

[미래경제 김석 기자] 국내에서 점유율이 점차 커져 ‘유통 공룡’으로 거듭난 쿠팡에 이어 중국계 알리익스프레스까지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업체가 ‘신선식품’까지 영역을 넓히며 국내 대형마트를 위협하고 있다.

대형마트의 본업 경쟁력 핵심으로 주력해온 신선식품까지 이커머스 업체들이 파고들어 이에 대한 대응 강화에 나서고 있다. 이에 수익성 개선을 위한 오프라인 사업 통합과 함께 신선 부문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전략을 적극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지난 1월 신선식품을 포함한 그로서리 부문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식품과 비식품을 총괄하던 상품본부를 식품 중심의 그로서리본부로 일원화하고 비식품은 몰사업본부로 통합했다.

롯데마트 측은 대형마트 본연의 경쟁력인 식품 부문을 강화하는 동시에 비식품은 차별·전문성을 갖춘 콘텐츠 공간으로 구현해 오프라인 매장의 강점을 부각하기 위한 조직 개편이라는 설명이다.

마트와 슈퍼 간 조직 통합 작업도 이어져 지난해 상위 조직인 부문 단위 통합에 이어 올해는 팀 단위도 단일화했다. 일례로 마트와 슈퍼에 각각 존재하던 축산팀이 하나의 팀으로 합쳐진 것이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마트·슈퍼 간 통합소싱에 기반해 사업 효율성을 높이면서 실적 개선을 이뤘다. 마트는 국내 사업 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이 472억원으로 2022년(212억원)의 약 2.2배로 늘었고 슈퍼는 55억원 적자에서 256억원 흑자로 전환했다.

올해는 팀 단위까지 합쳐져 조직 통합 작업이 완료되면서 비용 절감과 수익성 향상에 한층 더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했다.

서울 이마트 용산점에서 시민들이 할인 상품인 '두마리 옛날통닭' 등을 고르고 있다. [자료사진=연합뉴스] ⓜ
서울 이마트 용산점에서 시민들이 할인 상품인 '두마리 옛날통닭' 등을 고르고 있다. [자료사진=연합뉴스] ⓜ

이마트는 이커머스와 맞대응할 수 있는 가격경쟁력 확보에 중점을 두고 추진한다.

지난 1월부터 월 단위로 ‘가격 파격’ 행사를 도입해 신선·가공식품이나 간편식을 정상가와 비교해 최대 50%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매달 돌아가며 먹거리와 일상용품 50여개 상품을 초저가에 제공하는 ‘가격역주행’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유통업계 가격 경쟁에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이마트는 농산물과 같은 신선식품을 산지에서 직접 매입하는 방식으로 유통 단계를 최소화해 판매가를 대폭 낮췄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품·가격경쟁력 확보는 지난해 9월 취임한 한채양 이마트 대표가 내세운 핵심 성장 전략이다.

한 대표는 취임 후 이마트와 슈퍼마켓 이마트에브리데이, 편의점 이마트24 등 오프라인 유통 3사 통합 작업에 심혈을 기우려 왔다.

지난해 12월 통합추진사무국을 신설하고 사별로 있던 상품본부도 하나로 합쳤으며 이를 통해 상품소싱부터 물류까지 모든 인프라를 통합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오프라인 본업 경쟁력을 강조해온 정용진 회장이 승진하면서 이마트 상품·가격경쟁력 강화 전략이 더욱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홈플러스는 신선식품 전문성을 강화하고자 상품1부문 산하 신선식품본부에 있던 신선식품MD(상품기획)팀을 부문장 직속으로 편제했다. 이 팀은 농·축·수산물 등의 상품 개발과 트레이딩, 상품안전 등과 관련해 대형마트와 슈퍼 간 협업을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지난해 12월 6일 알리익스프레스가 ‘지적재산권 및 소비자 보호 강화 발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사진=알리익스프레스 제공] ⓜ
지난해 12월 6일 알리익스프레스가 ‘지적재산권 및 소비자 보호 강화 발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사진=알리익스프레스 제공] ⓜ

한편 중국계 이커머스 업체인 알리익스프레스는 지난해 10월 한국 상품 전문 코너 ‘케이베뉴’를 만들고 입점하는 한국 판매자에게 수수료 면제 혜택을 제공하는 등 한국 시장 확대에 적극적이다.

알리익스프레스에는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한국피앤지 등이 입점했으며 최근에는 생활용품·가공식품 외에 과일과 채소, 수산물 등 신선식품까지 취급하기 시작했다.

쿠팡을 떠난 CJ제일제당도 지난 7일 알리익스프레스에 입점한 이후 ‘그랜드 론칭 이벤트’를 열고 비비고, 햇반 등을 대폭 할인해 판매하고 있다.

2022년 11월부터 국내 최대 온라인 플랫폼인 쿠팡에서 로켓 배송이 중단된 CJ제일제당이 쿠팡의 경쟁자인 알리익스프레스와 손을 잡은 모습이다. CJ제일제당의 비비고는 자사몰보다 최대 43% 싸게 팔리고 있으며 다른 국내 온라인쇼핑몰보다도 10% 이상 저렴했다.

또한 최근 CJ제일제당에 이어 삼양식품과 동원F&B도 알리익스프레스 내 한국상품 판매 카테고리인 K베뉴에 곧 입점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더욱이 대상과 풀무원 등 다른 업체들도 알리익스프레스 입점을 검토 중으로 알리익스프레스에서 판매되는 한국 제품은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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