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업체와 쿠팡에 알리-테무 등 가세…알리 1조원 넘는 대규모 투자 계획

지난해 한국 온라인쇼핑 시장 규모는 227조원대로 JP모건은 한국 이커머스 시장이 2026년 300조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PG=연합뉴스]
지난해 한국 온라인쇼핑 시장 규모는 227조원대로 JP모건은 한국 이커머스 시장이 2026년 300조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PG=연합뉴스]

[미래경제 김석 기자] 최근 중국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 등이 국내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서면서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의 치열한 전쟁이 예고되고 있다.

이미 기존 토종 업체들간의 생존 경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다른 나라의 업체들까지 뛰어들면서 한국시장을 잡기 위한 혈투가 이뤄질 전망이다.

통계청이 집계한 지난해 한국 온라인쇼핑 시장 규모는 227조원대로 JP모건은 한국 이커머스 시장이 2026년에 300조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한 업체들의 행보가 그만큼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8년 한국 시장에 첫 진출한 알리익스프레스는 지난해 국내 인기 배우 마동석을 모델로 플랫폼 마케팅을 본격화하며 높은 인지도를 얻었다. 여기에 지난해 10월 한국상품 전문관인 케이베뉴(K-베뉴)를 개설해 한국 셀러를 늘렸으며 가공·신선식품까지 상품 영역을 대폭 확대했다.

이 같은 알리익스프레스의 빠른 행보에 이용자 수도 급격하게 늘어났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알리익스프레스 앱 월간 사용자 수는 818만명으로 역대 가장 많아 지난해 2월(355만명)과 비교하면 130% 치솟았다.

종합몰 이용자 수 순위에서도 11번가(736만명)를 뛰어넘어 1위인 쿠팡(3010만명)의 바로 밑에까지 뛰어올랐다.

알리익스프레스가 지난해 12월 6일 ‘지적재산권 및 소비자 보호 강화 발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사진=알리익스프레스 제공] ⓜ
알리익스프레스가 지난해 12월 6일 ‘지적재산권 및 소비자 보호 강화 발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사진=알리익스프레스 제공] ⓜ

또한 지난해 7월 한국 서비스를 시작한 중국계 이커머스 테무도 7개월 만에 581만명의 이용자를 끌어들이며 종합몰 이용자 순위 4위를 차지했다.

특히 알리익스프레스의 모기업인 알리바바그룹은 물류센터 설립 등을 포함해 3년간 11억달러(약 1조4471억원) 규모의 한국 투자 계획을 세우면서 관련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무엇보다 국내 시장 공략을 위한 알리익스프레스의 대규모 투자 계획에 기존 업체들이 긴장하고 있다. 한국 시장에 이미 진입해있는 업체들이 지금까지 쏟아 부은 투자액은 공개된 것만 최소 12조원에 달한다.

쿠팡이 전국 물류망 구축 등에 6조2000억원을 투자했고 신세계그룹은 3조5000억원을 쓰며 G마켓을 인수했다. 11번가는 5000억원, 컬리는 1조원을 각각 투자받아 사업 자금으로 활용했다.

이밖에 싱가포르 기반의 글로벌 이커머스 큐텐이 2022∼2023년 사이 티몬과 인터파크커머스, 위메프 등 3개 사를 인수하는 데 쓴돈은 6000억원대로 알려졌다.

여기에 알리바바가 계획한 투자액까지 포함하면 최소 13조원대의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는 것이다.

다만 이처럼 막대한 자금을 쓰고도 무리한 경쟁으로 여전히 손실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

로켓배송 중인 쿠팡 배송차량 [자료사진=쿠팡] ⓜ
로켓배송 중인 쿠팡 배송차량 [자료사진=쿠팡] ⓜ

국내 이커머스 공룡인 쿠팡도 지난해 연 매출 30조원, 영업이익 흑자 6000억원을 달성하며 팡파르를 울렸지만 겉과 달리 내심 불안함과 초조함을 내비치고 있다.

이는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가 중국산 초저가 상품을 앞세워 한국 시장에서 파급력을 끌어올리고 있어 지속적인 고성장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와이즈앱 기준 1년 사이 증가한 쿠팡 앱 이용자 수는 57만명으로 알리익스프레스(463만명)와 테무(581만명)에 크게 뒤쳐진다.

다만 이처럼 사용자가 늘면서 이들 업체에 대한 민원도 급증하고 있어 주의도 요구된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알리익스프레스 관련 소비자 민원은 352건이었다. 같은 기간 테무 관련 민원은 17건으로 나타났다.

한편 업계에서는 중국계 이커머스 기업의 한국 진출을 계기로 이커머스 시장이 글로벌로 확대되면서 국내 소비자를 넘어 해외셀러·소비자로 제품소싱과 판매망을 넓히는 새로운 기회가 열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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