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경제 김대희 기자] 고금리가 지속되는 가운데 지난해 실적을 발표한 국내 4대 금융지주의 연간 이자이익이 사상 처음으로 4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수수료 등을 포함하는 비이자이익도 처음으로 10조원대를 기록하며 성장했지만 회사별로 실적도 엇갈렸다.

다만 은행에서 돈을 빌린 차주들은 이자부담 등으로 연체율은 1년 사이 크게 올랐으며 건설업과 중소기업 연체율이 평균보다 특히 높아 우려를 나타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지난해 연간 연결 당기순이익은 총 14조9682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4.5% 줄었다.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지만 은행권 민생금융지원 방안 동참, 대손충당금 전입액 확대 등으로 순이익이 다소 감소했다.

하지만 금융지주들의 핵심 수익원인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이 모두 증가하며 내실은 개선됐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지난해 4대 금융지주의 총 이자이익은 40조6553억원으로 전년보다 1.9% 늘었는데 이자이익이 40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이 증가하는 가운데 고금리 장기화의 직접적인 수혜를 본 영향으로 풀이된다.

비이자이익도 총 10조5187억원으로 전년보다 무려 48.0% 뛰어올랐다. 지난해 4분기에 일부 반영된 민생금융지원이 비이자이익 감소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성장세를 나타냈다.

다만 금융지주 간에는 실적에 희비가 엇갈렸다.

KB금융은 순이익이 10% 넘게 증가한 반면 우리금융은 20% 가까이 감소하며 위기감을 보였다. 이에 KB금융은 4조원 후반대 순익을 눈앞에 두고 우리금융은 3조원 아래로 추락했다.

비이자이익도 KB금융은 80.4% 늘었지만 우리금융은 4.7% 줄어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한편 금융지주들이 실적 성장세를 보이는 동안 은행권에서 돈을 빌린 대출자들의 사정은 악화되고 있다.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대출 연체율은 지난 2022년 말 평균 0.20%에서 지난해 말 평균 0.25%로 0.05%포인트(p) 상승했다.

국민은행은 0.16%에서 0.22%로, 신한은행은 0.21%에서 0.26%로, 하나은행은 0.20%에서 0.26%로, 우리은행은 0.22%에서 0.26%로 일제히 연체율이 상승했다.

같은 기간 4대 은행의 중소기업 연체율은 평균 0.24%에서 0.29%로 올랐다.

특히 대부분 은행에서 건설업이 가장 연체율이 높은 업종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년 동안 신한은행은 0.34%에서 0.79%로, 하나은행은 0.17%에서 0.33%로, 우리은행은 0.26%에서 0.39%로 건설업 연체율이 각각 올라갔다. 국민은행만 0.28%에서 0.27%로 소폭 하락한 모습이다.

중소기업 중 건설업 연체율은 더 높아 지난해 말 기준 신한은행이 0.92%, 하나은행이 0.66%, 우리은행이 0.55%에 달할 정도였다.

이에 금융지주들은 올해 대출 부실화 등을 대비하고 건전성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지난해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 규모를 크게 확대했다.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연간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총 8조9931억원으로 전년보다 73.7% 증가했다.

KB금융이 3조1464억원으로 70.3%, 신한금융이 2조2512억원으로 70.8%, 하나금융이 1조7148억원으로 41.1%, 우리금융이 1조8807억원으로 112.4% 각각 추가 적립하며 대응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