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작년 순이익 12% 늘어…기업대출 증가·순이자마진 확대
카뱅, 순이익 1년새 35% 급증…고객수 2300만 명, 전년말 대비 242만 명↑

KB국민은행 여의도 본점 창구. [자료사진=연합뉴스] ⓜ
KB국민은행 여의도 본점 창구. [자료사진=연합뉴스] ⓜ

[미래경제 김대희 기자] 최근 부동산PF와 ELS 사태 등 녹록치 않은 경영환경을 맞고 있는 은행권이 지난해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시중은행 선두인 KB금융과 인터넷전문은행 1위인 카카오뱅크가 선방하며 나란히 사상 최대 실적을 나타냈다.

이는 지속된 고금리에 증시 회복 및 대출자산 증가 효과로 이자수익이 늘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핵심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작년 4분기부터 하락세를 보이며 실적 성장 속도가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KB금융그룹이 지난해 금리 상승과 주식 거래 회복 등에 따른 이자·수수료 이익 증가 영향으로 역대 최대 이익을 달성했다.

KB금융지주는 2023년 경영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지난해 당기순이익(지배기업 지분 순이익 기준)이 4조6319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4조1530억원)보다 11.5% 늘어난 것이며 기존 최대였던 2021년(4조495억원)보다도 5% 많은 기록이다.

KB금융그룹 관계자는 “그룹의 Top-line 모든 부분이 고르고 강력한 수익창출을 이어간 결과 2023년 총 영업이익은 역대 최대 수준인 17.8%의 연간 성장률을 시현해 약 16조원을 기록했다”며 “전사적 차원의 비용효율성 개선 노력의 결실로 그룹 CIR도 역대 최저 수준인 약 41.0%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작년 한 해 KB금융의 순이자이익(12조1417억원)은 전년보다 5.4% 늘었다. 그룹과 은행의 2023년 연간 순이자마진(NIM)은 각 2.08%, 1.83%로 1년 사이 0.12%포인트(p), 0.1%p씩 높아졌는데 기준금리 인상의 영향이라는 게 KB금융의 설명이다.

순수수료이익(3조6735억원)도 4.5% 불었다. 카드이용금액은 전년 수준에 머물렀지만 주식 약정금액 증가로 증권수탁수수료가 늘었기 때문이다.

계열사별로는 KB국민은행과 KB손해보험, KB증권, 라이프생명의 순이익이 각 3조2615억원, 7529억원, 3896억원, 2562억원으로 8.9%, 35.1%, 107.5%, 88.7%씩 증가했다.

그러나 KB캐피탈(1865억원)과 KB국민카드(3511억원)는 각 14.1%, 7.3% 줄었다.

작년 4분기 실적만 따로 보면 KB금융그룹 전체 순이익은 2615억원으로 전년 동기(1147억원)의 약 2.3배에 이른다. 하지만 직전 3분기(1조3737억원)와 비교하면 약 5분의 1 수준이하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참여 은행들 가운데 지원 규모가 가장 큰 KB국민은행의 민생금융 지원, 그룹 희망퇴직 비용(세전 2710억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에 대한 보수적 손실률을 반영한 대손충당금 등 일회성 비용과 계절적 요인에 따른 것”이라며 “이런 요소를 제외한 경상 순이익은 약 1조3000억원 수준으로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도 이익 창출력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KB금융은 이사회의 2023년 배당 결정 관련해 주당배당금은 기 지급된 배당금 총 1530원을 포함해서 전년도 2950원 대비 약 4% 증가한 3060원으로 결정했다. 이에 더해 약 32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으로 주주가치를 제고에 노력한다.

카카오뱅크. [사진=카카오뱅크 제공] ⓜ
카카오뱅크. [사진=카카오뱅크 제공] ⓜ

카카오뱅크가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4785억원을 달성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하며 ‘모두의 플랫폼’으로 성장했다고 밝혔다.

카카오뱅크의 2023년 4분기 기준 고객 수는 2284만 명으로 2022년 4분기 2042만 명 대비 242만 명(약 12%) 늘었다. 지난 1월에는 2300만 명을 넘어서며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고객 유입은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가 연달아 출시된 효과로 분석된다. 출시 25일여만에 가입자수 100만 명을 돌파한 ‘한달적금’이 대표적인 사례다.

고객들이 금융 서비스가 필요할 때 가장 먼저 생각하는 주거래 은행으로 성장하면서 월간활성화이용자수(MAU), 주간활성화이용자수(WAU)도 꾸준히 늘고 있다.

2023년 4분기 평균 MAU와 WAU는 각각 1758만 명, 1266만 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2년 4분기와 비교하면 각각 약 150만 명, 약 160만 명 증가했다.

카카오뱅크의 2023년 12월 말 기준 중저신용대출 잔액은 4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3조2000억 원에 비해 1조 원 이상 늘어난 수치다.

이 같은 적극적인 포용금융 정책으로 지난 2021년 5월 고객과 약속했던 ‘2023년 중저신용대출 비중 30%’ 목표를 달성했다.

카카오뱅크의 연체율은 2023년 1분기 0.58%에서 4분기 0.49%까지 줄었다. 중저신용대출에 적극 나섰지만 대내외 여건 변화를 반영한 리스크 관리 역량과 신용평가모형(CSS) 고도화를 통해 포용금융과 건전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았다.

카카오뱅크는 2023년 영업이익 4785억원, 당기순이익 354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수신 잔액은 전년 말 대비 약 14조 원 불어난 약 47조1000억원, 여신 잔액은 약 38조70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약 10조8000억원 늘었다.

순이자마진(NIM)은 2분기 연속 개선세를 이어갔다. 2023년 2분기 2.26%에서 3분기 2.31%로 늘어난 데 이어 4분기에도 NIM이 5bp 상승하며 2.36%을 보였다. 영업이익경비율(CIR)은 2022년 42.6%에서 2023년 37.3%까지 개선됐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고객 저변이 확대되면서 남녀노소 누구나 자주 이용하는 ‘금융생활 필수앱’으로 자리잡고 있다”며 “앞으로도 카카오뱅크는 ‘100% 비대면 보금자리론’ ‘외환 상품’ 등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선보여 금융과 일상을 더 편리하게 연결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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