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FP 배터리 보다 가격 경쟁력 더 높아…中업체들 본격 개발 나서 
국내 배터리 3사 "아직 성능 검증 제대로 안 돼…검토 안 해"

한국 배터리. [PG=연합뉴스] ⓜ
한국 배터리. [PG=연합뉴스] ⓜ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2차 전지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이 주도해 온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보다 가격을 더 낮춘 나트륨이온배터리의 상용화를 앞두고 배터리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가격을 앞세운 LFP 배터리에 밀려 점유율을 빼앗긴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또다시 중국 업체에 밀려날 빌미가 될 수도 있을 것이란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주요 배터리 업체인 CATL과 BYD(비야디) 등은 나트륨이온배터리 상용화를 위한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이르면 내년 양산 단계에 돌입해 향후 전기차(EV),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에 활용할 전망이다.

나트륨이온배터리는 값이 비싸고, 공급망 문제가 상존하는 리튬을 대체해 나트륨을 원재료로 사용한 제품이다. 나트륨은 소금의 주요 원소로 쉽게 구할 수 있어 리튬 대비 매장량이 풍부하고 생산 단가도 낮은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현재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배터리 업계의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LFP배터리의 대항마로 여겨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나트륨이온배터리 기술개발 동향 및 시장 전망' 리포트에서 2035년경 나트륨이온배터리가 LFP배터리보다 최소 11%에서 최대 24%까지 저렴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나트륨이온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는 기존 전기차 대비 대당 5500~9200달러의 배터리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자재 가격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나트륨이온배터리의 가격 경쟁력이 현실화할 경우 2035년에는 254.5GWh(기가와트시)의 시장 수요가 발생할 전망이다.

중국은 이미 발 빠르게 나트륨이온배터리 시장 선점을 위한 움직임에 나섰다. 외신 등에 따르면 CATL은 지난 2021년부터 차세대 배터리로 나트륨이온배터리를 낙점하고 개발과 생산을 발표했다. BYD 역시 100억위안(약 1조8658억원)을 들여 중국 쑤저우에 대규모 나트륨배터리 생산 공장을 짓고 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아직 공식적으로 나트륨이온배터리 개발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은 물론 전혀 검토도 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가격 경쟁력이 좋다는 장점에도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나 LFP 배터리와 비교해 에너지 밀도는 물론 구체적인 검증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다. 

국내 배터리 3사 관계자는 "상용화 되지 않은 상황에서 안전성은 물론 제품에 대한 검증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라며 "연구소 입장에서 사업성에 대해 검토는 할 수 있으나 개발여부는 아직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다만 향후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의 채택이 늘어나는 등 리튬이온배터리에 대한 시장의 선호도가 늘어날 경우 본격적으로 개발에 뛰어들 가능성도 크다. 이미 국내 배터리 업계는 LFP 수요가 높아지자 뒤늦게 후발 주자로 뛰어들면서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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