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희 금융팀 부장.
김대희 금융팀 부장.

[미래경제 김대희 기자]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모든 산업에서 정상화로 돌아오고도 한참의 시간이 흐른 가운데 최근까지도 영업시간 단축으로 거리두기를 하는 곳이 있다.

바로 은행이다. 은행의 영업시간 단축과 관련해서는 이미 벌써부터 사회적 이슈에 올랐지만 은행권에서는 미적거리는 모습이다. 지난 2021년 7월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에 맞추기 위한 취지로 당초 ‘오전 9시∼오후 4시’였던 영업시간을 ‘오전 9시 30분∼오후 3시 30분’으로 단축했다.

이는 당초 한시적으로 실시하기로 했다가 거리두기 단계가 강화되면서 은행 노사 간 합의로 연장 및 전국으로 확대했다. 하지만 정부의 방역 조치 완화에도 여전히 단축된 영업시간을 이어오면서 이를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은행 노사가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까지 해제된 이후 영업시간 단축 여부를 논의하기로 합의했다는 이유에서다.

더욱이 은행들이 영업점을 폐쇄하면서 지점이 사라지는 가운데 영업시간까지 단축해 은행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불편은 더욱 커지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고객’이 가장 먼저라는 경영방침을 외치고 있지만 정작 말뿐으로 소비자들의 목소리는 외면하고 있지는 않은가 라는 생각이다. 이에 금융당국도 잘못된 점을 인지하고 나섰다.

지난 5일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최근 코로나19 방역 상황이 정상화하는 가운데 은행 영업시간도 정상적으로 복원하는 것이 은행권에 대한 국민 정서와 기대에 부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은행 영업시간 정상화는 국민 생활 불편 해소 측면뿐 아니라 서비스업으로서의 은행에 대한 인식 제고 및 비정상의 정상화 차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은행 노사는 실내 마스크 의무 해제에 앞서 별도의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영업시간 문제를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최근에 은행들은 이자 이익으로 성과급 인상을 빠르게 반영해 잔치를 벌이면서도 1시간 단축한 영업시간 복구에는 적극적이지 않은 모습도 소비자 입장에서는 심기불편하다.

은행권이 코로나19 등 사태로 늘어난 가계·기업 대출을 바탕으로 커진 이익을 거두면서 소비자 불편은 외면한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다.

더욱이 이 같은 은행의 모습은 결국 소비자와 거리두기를 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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