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희 산업경제팀 차장.
김대희 산업경제팀 차장.

[미래경제 김대희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그동안 동결을 이어온 기준금리의 인상이 임박한 시점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7월 현재 연 0.5%인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결정하면서 9번째 ‘동결’이 이어졌다. 다만 이주열 한은 총재는 “연내 늦지 않은 시점에 통화정책을 질서 있게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며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기정사실로 예고했다.

이처럼 한국은행의 8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빚투’와 ‘영끌’ 등 과도한 레버리지로 금융시장에 진입한 투자자들과 만기가 짧은 신용대출 차입자들을 중심으로 부채관리에 대한 ‘빨간불’이 켜졌다.

더욱이 최근 가계대출 증가세는 여전히 꺾이지 않고 있어 금융당국이 더 강력한 규제로 고삐를 조일 가능성이 높다.

11일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금융회사의 신용대출은 은행을 중심으로 15.2% 늘어나면서 2010년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이중 신용대출 변동금리 비중은 올해 3월 말 기준 77.7%까지 상승했다.

금리 정상화가 시작되면 변동금리 비중이 높고 만기가 짧은 신용대출 차입자가 직격타를 맞게 된다.

한국금융연구원 ‘금리 정상화에 대비한 금융소비자 대응’ 보고서에 따르면 금리 정상화가 시작될 경우 변동금리 비중이 높고 만기가 짧은 신용대출 차입자가 주택담보대출 차입자보다 상대적으로 더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변동금리(대출 기준금리+가산금리) 상품은 주기적으로 대출 기준금리가 시장 변동을 반영해 조정되는데 신용대출은 은행채 금리를, 주택담보대출은 코픽스 금리를 각각 대출 기준금리로 사용한다.

은행채 금리의 경우 시장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반면 코픽스 금리는 예금유치 필요성 등 은행 영업전략에 따른 예금금리에도 의존하기 때문에 금리 상승기에는 신용대출 금리가 상대적으로 더 빠르게 인상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일반 신용대출 평균 가산금리는 연초에 비해 많게는 0.3%포인트까지 상승하는 등 인상 분위기를 나타내고 있다.

아울러 금융당국의 강화된 가계대출 관리에도 시중은행들의 가계대출 잔액은 급증하고 있다. 시중 5대은행의 지난달 말 가계대출 잔액은 695조3081억원으로 6월 말 보다 6조2009억원 증가했다.

특히 5대 은행의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7월 말 140조8931억원으로 한달 새 1조8637억원 늘어나 증가액이 6월의 3배를 가량 늘었다.

주식시장의 경우 개인투자자 중 처음으로 주식투자를 시작하는 신규투자자 비중은 2019년 9.3%에서 2020년 32.8%로 급증했다. 이중 절반 이상은 30대 이하 젊은층으로 이들의 채무건전성에 ‘적신호’가 켜지면서 ‘빚’이 쌓이고 있다.

최근 새롭게 바뀐 금융위와 금감원의 수장들이 가계부채 관리에 한목소리를 내면서 이를 더욱 옥죌 가능성도 높아졌다.

이처럼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가 더욱 강화될 예정인 가운데 저금리에 의존해 과도한 투자를 나선 경우 부채관리에 집중해야 할 시점이라는 생각이다.

특히 금리 상승이 본격화되면 신용대출 등 대출금리의 인상과 함께 신규 대출 축소와 기존 대출금 상환 부담이 높아질 수밖에 없기에 이에 대비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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