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희 산업경제팀 차장.
김대희 산업경제팀 차장.

[미래경제 김대희 기자] 저축은행업계가 업종을 허물고 실력 있는 인재 영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금융업종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이제는 출신 업종마저 따지지 않는 것이다.

이는 금융권에 본격적으로 오픈뱅킹 시장이 열리면서 앱의 고도화와 비대면 서비스를 강화하는 움직임이 빨라지면서 저축은행들이 디지털 금융 전문가 모시기에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업종을 가리지 않고 외부에서 디지털 인재 영입에 힘쓰고 있는데 기존 시중은행과 여신업계 및 빅테크 사이에서 이들과 경쟁에 뒤쳐지고 있다는 위기감이 불러온 결과라는 생각이다.

더욱이 실적이 크게 성장하면서 고객수까지 늘고 있는 저축은행들은 디지털시대를 맞아 변하지 않으면 경쟁에 밀릴 수밖에 없다.

금융권에 따르면 저축은행 3위권인 페퍼저축은행은 최근 카카오뱅크 사외이사를 지낸 마이클재욱진 셰어러블에셋 대표이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자산 규모가 1조원을 넘는 주요 저축은행 가운데 인터넷은행 임원 출신 인물을 사외이사로 영입한 첫 사례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저축은행 업계는 영업 방식을 영업점 창구 중심에서 앱(애플리케이션) 등 비대면 디지털 금융 형태로 빠르게 바꿔나가고 있다.

이에 디지털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외부 인재를 영입하는데도 안간힘을 쓰고 있다. 금융당국과 여신사, 대형 IT기업을 가리지 않고 실력있는 인재를 선점하기 위한 경쟁 또한 치열하다.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은 지난해 하반기 디지털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정인화 전(前) 금융감독원 핀테크현장지원단장을 상임이사로 임명했다.

웰컴저축은행 역시 지난해 9월 디지털본부장 자리에 티몬과 메리츠금융서비스, 삼성SDS를 거친 백인호 이사를 선임했다. 백 이사는 지난 2015년부터 3년간 이커머스 ‘티몬’에서 자영업자를 위한 전용 쇼핑몰 ‘비즈몰’과 금융몰 서비스를 맡아왔다.

애큐온저축은행은 카드업계 1위인 신한카드 출신 김정수 전무를 디지털혁신부문장으로 재선임했다. 김 전무는 신한카드에서 몸담으면서 미래사업본부장, 디지털사업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NH저축은행은 지주사 핵심인 NH농협은행에서 디지털금융부문 부문장을 지냈던 남영수 부문장을 NH저축은행 신용관리본부 총괄 담당으로 영입했다.

저축은행업계는 그동안 대체로 시중은행이나 자산운용사, 증권사 출신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강했지만 오픈뱅킹 시장이 본격화되면서 업종을 가리지 않고 디지털 금융 전문가를 빠르게 영입해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위기감과 함께 저신용자들이 신뢰하고 이용할 수 있는 은행으로 더욱 발전해 나가야한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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