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수출규제 이후 7개월 만…"기업 설비투자 이어져야"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전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코로나19 대응 경제계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 분야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사위 5대 그룹과 CJ그룹 총수들과 만나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문 대통령이 특정 현안을 두고 재계를 만나 머리를 맞대는 것은 지난해 7월 일본의 보복성 수출규제 조치에 따른 간담회 이후 7개월 만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13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를 방문해 경제인들을 만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 분야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대응방안 등을 협의했다.

간담회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윤여철 현대자동차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 상위 5대 그룹 경영자들과 이재현 CJ 회장 등이 참석했다.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외국 출장 중이어서 윤 부회장과 황 부회장이 대신 자리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경기가 살아나는 듯해서 기대가 컸었는데 뜻밖의 상황을 맞았다. 코로나19 사태가 경제의 발목을 잡게 된 것이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19는 머지않아 종식될 것이다. 이제는 정부와 경제계가 합심해 경제 회복의 흐름을 되살리는 노력을 기울일 때"라며 정부와 기업의 호흡을 거듭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문 대통령은 정부가 과감한 세제 감면 및 규제 특례 등을 통해 기업의 투자와 혁신을 돕겠다고 약속하면서 기업들을 향해서도 "코로나19 상황 이전에 예정했던 설비 투자를 차질없이 진행해주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왼쪽부터)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이 13일 오전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코로나19 대응 경제계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특히 문 대통령은 각 기업들을 별도로 언급하며 고마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우선 "CJ그룹이 투자한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작품상을 비롯한 4관왕의 영예를 차지했다"며 "한류 문화의 우수성을 또 한 번 세계에 보여준 쾌거"라고 평가했다.

LG전자에 대해서는 "'롤러블 TV'가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디스플레이 부문 최고 혁신상을 받았다"며 "삼성전자는 인공지능 로봇 '볼리', 인공인간 프로젝트 '네온'을 소개하며 인공지능 상용화에 앞서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현대차도 도심 항공용 모빌리티로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며 "SK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불화수소 가스와 블랭크 마스크, 불화폴리이미드 생산공장을 완공하며 소재 자립화의 확실한 변화를 이끌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삼성, 현대차 등 대기업 그룹이 조 단위의 경영안정자금을 긴급 지원하기로 해 협력업체들에 큰 힘이 되고 있다. 롯데그룹은 우한 교민들에게 생필품을 긴급 후원 해줬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CJ그룹 이재현 회장의 참석을 두고 일각에서는 최근 '기생충'을 향한 국민적 여론이 집중되는 등 '오스카 특수'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이재현 회장을 참석자 명단에 포함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기생충'이 코로나19 사태 한복판에서 아카데미 수상이라는 쾌거를 거둔 CJ가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다면 기업 투자를 독려하는 메시지에 한층 힘이 실릴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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