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300억 규모 온누리상품권 구입…SK, 구내식당 닫도 인근 식당 이용

(왼쪽부터)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이 13일 오전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코로나19 대응 경제계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삼성·현대차·SK그룹 등 재계 상위 그룹들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이하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위축된 국내 경기 활성화를 위해 발 벗고 나섰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상위 5대 그룹들은 이번 사태로 피해를 본 협력회사나 소상공인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자금을 지원하는 한편, 이들을 상대로 소비를 늘림으로써 위축된 내수를 진작시키기 위한 민간기업의 역할을 다 하겠다는 방침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전날 오전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의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경제계 간담회'에서 "일주일에 한 번씩 회사 구내식당 문을 닫고 주변 식당에서 점심을 하도록 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구체적인 실행방안은 각 사업장별 여건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수립할 예정이다. SK그룹 구성원은 약 10만명으로, 이들이 주변 상가를 이용하게 되면 인근 상권 소비 진작에 보탬이 될 수 있다.

삼성도 협력사와 영세상인들을 위한 지원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

이날 삼성은 전통시장과 화훼농가 등 어려움에 처한 분야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300억원 규모의 온누리상품권을 구입하고 '꽃 소비 늘리기'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은 온누리상품권을 각 사업장 내 협력사 등에 지급해 내수 진작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 졸업식과 입학식 등 코로나19로 각종 행사가 취소 또는 연기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화훼 농가를 위해 각 사업장의 사무실과 회의실에 꽃 비치를 늘리기로 했다. 근무 분위기를 새롭고 부드럽게 조성함과 동시에 꽃 소비를 늘리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지원활동에는 삼성전자 뿐 아니라 삼성전기·삼성SDI·삼성SDS 등 전자·IT계열사들이 함께 참여한다.

현대차그룹 역시 코로나19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 부품 협력사들 챙기기에 나섰다.

현대차그룹은 중소 부품 협력사들을 위해 3080억원 규모의 경영 자금 무이자 지원, 납품대금 5870억원 및 부품 양산 투자비 1050억원 조기 결제 등 총 1조원 규모의 자금을 집행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그룹 경영진에 "우리도 힘든 상황이지만 협력업체들을 먼저 챙기라"면서 "어려울 때일수록 자동차 생태계를 함께 이끌어가는 협력사들과 힘을 모아 함께 극복해야 한다"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원 대상은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현대트랜시스에 부품을 공급하는 350여 개 중소 협력사다. 협력사들은 이달 중순부터 받은 지원금을 경영 자금으로 활용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 역시 소상공인 위기 극복을 위해 팔을 걷었다.

롯데관광개발은 지난 12일 제주 노형동 제주신용보증재단 회의실에서 도내 소기업 소상공인 금융지원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2억원의 특별출연금을 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제주는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따른 무사증 입국 일시 중단 사태까지 겹치면서 관광객이 절반 가까이 급감하는 등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위주의 제주 경제 전반에 직격탄을 맞는 상황이다.

저작권자 © 미래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우영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