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희·조현민, 조원태 회장 체제 지지 선언…조현아 전 부사장 연합 지분율 보다 앞서

한진그룹 경영권을 두고 가족간 분쟁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조현민 한진칼 전무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CG=연합뉴스]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한진그룹 경영권을 두고 가족간 분쟁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조현민 한진칼 전무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우군 확보가 필요했던 조 회장 입장에서는 조 전 부사장 측과 지분율 차이를 벌리며 한숨 돌리게 됐다.

4일 한진그룹에 따르면 이 고문과 조 전무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한진그룹 대주주로서 선대 회장의 유훈을 받들어 그룹의 안정과 발전을 염원한다"며 "조 회장을 중심으로 한 현 한진그룹의 전문경영인 체제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앞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지난달 31일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과 손을 잡고 "한진그룹의 전문경영인체제와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강화해 어느 특정 주주 개인의 이익에 좌우되지 않고 그동안 소외됐던 일반주주들의 이익을 증진하며 주주 공동이익을 구현할 수 있는 모범적인 지배구조를 정립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힌 것과 전면 배치하는 내용이다.

이 고문과 조 전무는 "국내외 경영환경이 어렵지만, 현 경영진이 최선을 다해 경영성과를 개선하고 전문경영체제 강화와 재무구조 개선 등 경영개선 노력을 기울여 국민과 주주, 고객과 임직원들의 지지와 사랑을 받는 한진그룹을 만들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어 "조 전 부사장이 외부 세력과 연대했다는 발표에 대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으며, 다시 가족의 일원으로서 한진그룹의 안정과 발전에 힘을 합칠 것을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3월 주총을 앞두고 우군 확보가 절실했던 조 회장은 한시름 덜게 됐다. 본인이 보유한 지분은 6.52%에 이 고문(5.31%)과 조 전무(6.47%)가 조 회장의 손을 들어주기로 공식적으로 밝힘에 따라 조 회장은 일단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지분 22.45%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게 됐다. 여기에 그룹 '백기사'로 분류된 델타항공(10.00%)과 조 회장의 '우군'으로 분류된 카카오(1%)의 지분까지 합하면 33.45%가 된다.

현재 조 전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이 지분 공동보유 계약을 통해 확보한 한진칼 지분은 의결권 유효지분을 기준으로 31.98%다.

하지만 여전히 '연합군'의 지분과 1.47%포인트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데다 국민연금을 비롯한 기관 투자자와 소액 주주 등의 표심이 미지수여서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

특히 한진칼 지분 4.11%를 보유한 국민연금은 중요한 변수다. 조 회장이 최근 부정 편입학으로 학사 학위 취소 처분을 받은 것 등을 빌미로 조 회장 연임에 반대할 수 있는 명분이 생겼기 때문이다.

만약 이렇게 될 경우 고(故) 조양호 회장이 지난해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의 반대로 그룹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의 대표이사직을 잃은 것과 비슷한 상황이 재현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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