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건설 올 들어 지분 4.5% 추가 확보…강성부 펀드 직접 조원태 비판

(왼쪽부터)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강성부 KCGI 대표,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 [사진=연합뉴스]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경영권 분쟁을 예고하고 있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을 포함한 3자 연합이 조원태 한진칼 회장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주주연합 소속인 반도건설은 한진칼 지분 4.59%를 추가 매집했고, KCGI 펀드는 기자회견을 자청하며 조원태 회장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에 나섰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9일까지 한진칼 투자자 중 기타법인으로 분류되는 주체는 지난 13일부터 이날까지 5거래일간 총 271만6485주를 순매수했다. 지분율로는 4.59%에 해당되며 이날 한진칼 종가 4만9600원으로 환산하면 1347억원에 달하는 물량이다.

주식 거래 주체 중 기타법인은 금융사가 아닌 일반 기업 거래분에 해당된다. 해당 기타법인 물량 대부분은 반도건설이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조원태 한진칼 회장 측과 조 전 부사장 측 우호 지분율은 각각 38.25%와 36.65%로 박빙을 이루게 됐다. 당초 양자 우호 지분율은 각각 33.45%와 32.06%로 알려졌다. 조 회장 측은 최대주주, 미국 델타항공, 카카오 등이 우호 지분으로 분류된다. 주주연합 측은 KCGI, 조 전 부사장, 반도건설 등이 현재까지 연대한 상황이다.

그러나 조 회장의 백기사로 알려진 카카오가 한진칼 지분율을 기존 1.0%에서 2.0%로 끌어올린 것으로 알려진 데다 대한항공 사우회 등 임직원 보유 지분 3.8%가 조 회장에 대한 공개 지지에 나서며 조 회장 측 우호 지분율은 38.25%로 높아져 우위를 점했다. 조 전 부사장 측 연합군이 이에 맞서기 위해 자금력이 풍부한 반도건설이 나서 지분율을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재계에서는 3월 주총과는 상관이 없는 지분 매집에 나선 이유는 추후 열릴 가능성이 높은 임시주총 등 장기전을 대비한 포석으로 분석하고 있다. 주주연합 측인 KCGI 역시 1000억원 규모 추가 자금 모집에 나섰다.

또한 이들 3자 연합은 20일 여의도 한 호텔에서 연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공개적으로 조원태 회장의 경영 실패를 지탄했다.

강성부 KCGI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그동안 조원태 회장의 경영 기간을 비롯해 한진그룹의 총체적 경영 실패가 있었다"며 경영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앞서 2018년 11월 한진칼 지분 취득으로 2대 주주에 오른 KCGI는 한진그룹의 지배구조 개선을 내걸고 그동안 총수 일가를 강하게 압박해 왔으며, 지난달 말부터는 조원태 회장에 반기를 든 누나 조현아 전 부사장, 다른 주주인 반도건설과 손잡고 '반(反) 조원태' 연합 세력을 구축해 대응해 왔다.

3자 연합은 "대한항공을 비롯한 한진그룹의 현재 경영상황이 심각한 위기상황이며 그것이 현재의 경영진에 의해서는 개선될 수 없다"면서 3월 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 정기 주총에서 행동을 같이하기로 했으며 지난 13일에는 사내이사 4명과 사외이사 4명으로 구성된 이사 후보군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러나 사내이사 후보 중 한 명으로 추천된 김치훈 전 한국공항 상무가 최근 후보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KCGI를 비롯한 3자 연합 측은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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