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고객에 같은 수준 보상…화해·보상 비용으로 9000억원 책정

현대·기아차가 한국과 미국에서 문제가 된 세타2 GDi 엔진에 평생 보증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로 했다. [CG=연합뉴스]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현대차와 기아차가 품질논란이 빚어진 세타2 GDi 엔진 사태와 관련해 미국과 국내에서 판매된 차량 469만대에 대해 평생 보증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로 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11일 세타2 GDi 차량을 대상으로 엔진 예방 안전 신기술인 '엔진 진동감지 시스템(KSDS)' 적용을 확대하고 이 차량에 대해 엔진을 평생 보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보증 대상 차량은 세타(θ)2 GDi(직접분사, Gasoline Direct Injection) 엔진이 탑재된 모델로 미국 417만대, 국내 52만대 등 모두 469만대에 이른다.

현대·기아차는 엔진 결함을 경험한 고객들에게는 보상도 실시하기로 했다.

앞서 현대·기아차는 2015년과 2017년 미국과 한국공장 엔진 제조과정에서 각기 다른 이유로 시동 꺼짐이 발생할 수 있는 문제가 발견돼 리콜을 실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는 집단소송이 제기됐으며 미국 뉴욕 남부 연방검찰청(SDNY)과 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리콜의 적정성과 관련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국내에서도 서울중앙지검이 현대·기아차의 엔진 결함 은폐 의혹을 수사해 기소함에 따라 재판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국내 보증 대상 차량은 세타2 GDi와 세타2 터보 GDi 엔진이 장착된 2010∼2019년형 현대차 쏘나타(YF/LF), 그랜저(HG/IG), 싼타페(DM/TM), 벨로스터N(JSN), 기아차 K5(TF/JF), K7(VG/YG), 쏘렌토(UM), 스포티지(SL) 총 52만대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미국에서도 세타2 GDi 엔진 집단 소송 고객들과 화해안을 합의하고 10일(현지시간) 미국 법원에 화해 합의 예비 승인을 신청했다.

미국에서도 2011∼2019년형 세타2 GDi 차량에 대해 KSDS 적용과 평생보증 등 국내와 동등한 수준의 보상을 시행하기로 합의했다.

미국의 대상 차량은 현대차 230만대, 기아차 187만대 등 모두 417만대로 쏘나타, 싼타페 스포츠, 투싼, 옵티마, 스포티지, 쏘렌토 등이다.

이번 조치는 세타2 GDi 엔진에 대한 외부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고객을 위한 제품 및 서비스 개발 등 자동차 회사 본연의 업무에 더 집중하기 위한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양사는 한국과 미국에서 동등한 수준으로 고객 만족 프로그램을 실시하기로 한 만큼 미국 집단소송의 법원 예비 승인이 완료되는 시점에 해당 차종 고객들에게 별도 안내문을 발송하고 혜택 내용에 대해 자세하게 안내할 계획이다.

이번 결정에 따라 현대차와 기아차는 모두 약 9000억원의 품질 관련 비용을 3분기에 반영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미국 집단소송 화해 보상금 약 460억원을 포함해 관련 비용, 국내 보상, 일회성 충당금 등 약 6000억원을 비용으로 처리한다.

기아차는 미국 화해 보상으로 약 200억원이 발생하며 추가로 품질 관련 충당금 2800억원이 설정돼 약 3000억원을 3분기에 반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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