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시장 점유율 큰 폭 상승…탈화웨이 사태 맞물려 반전 기회 맞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뉴스1)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세계 1·2위의 반도체 설계(팹리스) 업체인 퀄컴(QUALCOMM)과 엔비디아(NVIDIA)가 최근 삼성전자에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을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시스템 반도체 부문 세계 1위를 목표로 내건 삼성전자가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의미있는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퀄컴은 최근 차세대 반도체 '스냅드래곤(SD) 865'의 생산을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에 위탁했다.

또한 엔비디아의 새로운 GPU(그래픽처리장치)인 '암페어(Ampere)'도 역시 삼성의 7나노 공정으로 생산될 것으로 보인다.

퀄컴과 엔비디아가 삼성을 선택한 배경에는 기술적 요인만 뿐만아니라 다양한 경영적, 정치적 판단도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먼저 세계 1위 파운드리 업체인 TSMC가 애플, AMD 등 기존 고객사의 제품을 생산하는데 7나노 생산 라인의 상당 부분을 사용하고 있어 안정적인 공급을 원하는 신규 고객사들이 비교적 생산 스케줄이 비어있는 삼성을 택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어 미·중 간 불거진 무역 분쟁으로 인한 미국의 '화웨이' 때리기가 이번 계약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정치적 이슈를 고려하지 않는다'고 선언한 TSMC가 화웨이와의 계약을 유지하고 있어 미국 팹리스 업체들이 TSMC와 접촉하기 어려워졌다는 판단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 4월 미래 먹거리로 시스템 반도체를 본격 육성하기 위해 10년간 133조원을 투자하겠다는 이른바 '반도체 비전 2030'을 내놓은 이후 공격적인 사업육성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에는 첨단 5나노 공정 개발에 성공하며 업계 1위 TSMC와의 기술 격차도 큰 폭으로 줄이는데 성공했다.

또한 이달 들어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 AMD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으면서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만의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기준 파운드리 시장점유율에서 19.1%로 전년 대비(14.9%)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며 48.1%를 기록한 TSMC를 추격하고 있다.

저작권자 © 미래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우영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