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5나노 공정 개발 성공…비메모리 강화 결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생산라인 전경. (사진=삼성전자 제공)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비메모리 사업 강화에 나서고 있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분야에서 글로벌 1위 업체와 기술 격차를 없앴다. 파운드리 사업부를 출범 시킨지 2년만에 이룬 성과다.

삼성전자는 지난 16일 첨단 5나노 공정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5나노는 반도체 설계 회로의 간격을 5㎚(나노미터)로 구현했다는 뜻이다. 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로, 육안(肉眼)으로는 볼 수 없는 초미세 공정이다. 이전 공정(7나노)보다 반도체를 더 작게 만들면서도 전력은 적게 쓰고, 성능은 높인 것이다.

반도체 업계에선 파운드리 부문에서 후발주자였던 삼성전자가 이를 계기로 세계 파운드리 업계 1위인 대만 TSMC와 기술력을 나란히 하며, 추격의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한다.

2017년 파운드리사업부를 출범시킨 후발 주자 삼성은 현재 파운드리 시장 2위(점유율 19.1%)다. 선두인 대만 TS MC 점유율(48.1%)의 절반 수준이다. 삼성은 지난해부터 대규모 투자를 앞세워 빠르게 점유율 격차를 좁혀 나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비메모리 사업 강화에 나서고 있다. 앞서 이재용 부회장은 2030년에는 '비(非)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도 1위를 차지하겠다'는 목표를 직접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비메모리 시장의 경우 메모리 시장에 비해 가격 변동이 심하지 않고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편이다.

또한 향후 성장 가능성도 더 전망이 밝다. 업계에선 2022년까지 메모리 시장은 연평균 1%, 비메모리 시장은 5%씩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크게 반도체 설계(팹리스)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으로 나뉜다. 삼성은 이 가운데 파운드리 부문에 부쩍 힘을 싣고 있다. 2017년 파운드리 사업팀을 사업부로 승격 시키고 본격적인 사업 강화에 나섰다.

대표적인 사례가 현재 최신 제품인 7나노 공정에 적용한 EUV(극자외선) 장비다. 반도체에 빛으로 회로를 그리는 핵심 장비로, 삼성은 이달 중 EUV를 도입한 7나노 제품을 업계 최초로 양산한다. 삼성은 7나노 이하부터는 회로를 세밀하게 그릴 수 있고 공정 단계도 줄일 수 있는 EUV 장비가 필수라고 판단하고 이를 대거 도입했다. 장비 대당 가격은 2000억원 수준. TSMC가 기존 10나노대 공정에 썼던 장비를 아직도 쓰는 것을 감안해 한 단계 진화한 기술을 도입했다.

시장조사기관 IHS는 세계 파운드리 시장이 2018년 615억달러(약 70조원)에서 2023년 790억달러(약 90조원)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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