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의 '모바일 그래픽' 설계자산 공유 "팹리스 경쟁력 강화

삼성전자의 화성사업장 EUV(극자외선) 라인 전경. (사진=뉴스1)

[미래경제 김석 기자] 비메모리 반도체 강화에 나서고 있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 AMD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으면서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 강화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삼성전자는 미국의 반도체 설계전문 기업 AMD(Advanced Micro Devices, Inc.)와 초저전력·고성능 그래픽 설계자산(IP)에 관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AMD는 최신 그래픽 설계자산을 모바일 기기와 응용 제품에 활용할 수 있도록 삼성전자에 제공하게 된다. 이에 대한 대가로 삼성전자는 라이선스 비용과 로열티를 지불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향후 스마트폰 '갤럭시' 시리즈에 탑재되는 모바일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의 그래픽 처리장치(GPU)를 AMD 설계자산을 활용해 개발할 방침이다. AMD는 컴퓨팅 GPU 시장에서 '라데온' 시리즈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지난 4월 삼성전자가 미래 먹거리로 시스템 반도체를 본격 육성하기 위해 10년간 133조원을 투자하겠다는 이른바 '반도체 비전 2030'을 내놓은 지 두 달여 만에 나온 성과라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더욱이 이번에 발표된 파트너십은 반도체 설계 기반의 '팹리스' 영역에서의 협력이지만 추후에 파운드리 시장에서도 삼성전자와 AMD가 손을 잡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만의 TSMC가 전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점유율 40% 이상으로 1위를 달리고 있으며 애플, 퀄컴, 엔비디아 등이 대표적인 고객사다. 삼성전자는 시장 점유율은 20%대로 뒤를 쫓고 있으며 IBM, 퀄컴 등과 협력하고 있다. 만약 삼성전자가 이번 공식 파트너십을 통해 AMD와 성공적인 결과를 만든다면 추후에 사업 확대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룹 총수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도 향후 새로운 협력 관계의 기틀이 마련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인다.

이 부회장은 지난 1일 화성사업장에서 김기남 DS부문장 부회장과 정은승·강인엽·진교영 사장 등 반도체 분야 주요 사장단을 불러 경영환경 전략 점검 회의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삼성은 4차 산업혁명의 엔진인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2030년 세계 1등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면서 "이를 위한 133조원 투자 계획의 집행에도 만전을 기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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