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파운드리 생산라인 증설 이어 우호 팹리스 확보 위한 플랫폼 제공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삼성전자가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자해 시스템 반도체 1위 자리를 차지하겠다고 밝힌 '반도체 비전 2030' 달성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평택 공장에 10조원을 투자해 파운드리 생산라인을 증설한데 이어 중소 팹리스에 클라우드 플랫폼을 제공하기로 하는 등 글로벌 1위 대만 TSMC를 따라 잡기 위한 플랜을 본격적으로 가동하는 모양새다.
삼성전자와 플랫폼 업체인 리스케일은 18일 통합 클라우드 설계 플랫폼 'SAFE-CDP'를 선보였다. 팹리스 업체들이 언제 어디서나 칩 설계를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별도의 플랫폼을 구축했다는 게 삼성 측 설명이다.
삼성전자가 중소 팹리스(반도체 설계 업체)에 시스템 반도체를 손쉽게 설계할 수 있는 클라우드 기반 플랫폼을 제공하기로 한 것은 삼성에 우호적인 팹리스와 디자인하우스(반도체 설계 후공정 업체)를 늘리는 게 목적이다.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시장 1위를 노리고 있는 삼성전자가 생태계 확장에 팔을 걷어붙였다는 해석이 나온다.
시스템 반도체 생산 공정이 미세화되면서 반도체 칩 설계도 까다로워졌다. 설계 작업의 후반부로 갈수록 복잡한 계산이 많아진다. 이런 작업이 원활하게 이뤄지려면 필요한 만큼의 저장공간과 소프트웨어 서버를 패키지로 빌리는 클라우드 서비스가 뒷받침돼야 한다. 칩의 성능을 검증하는 데 필요한 데이터 양이 상당하고 컴퓨팅 자원도 많이 소모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월 이재용 부회장이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자해 시스템 반도체 1위 자리를 차지하겠다고 밝힌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한 이후 팹리스와 디자인하우스 지원에 적극 나서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이와 별도로 팹리스 업체의 제품 개발을 돕기 위해 시제품을 제작해주는 멀티프로젝트웨이퍼(MPW) 프로그램을 공정당 연 3~4회 운영 중이다. 작년 하반기부터는 국내 팹리스와 디자인하우스 개발자들에게 레이아웃, 설계 방법론, 검증 등을 교육하는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2위 업체다. 2분기 기준 점유율이 18.8%(트렌드포스 기준)다. 하지만 1위인 대만 TSMC(51.5%)와의 격차가 상당하다. 공정 미세화 등 기술적인 부분에선 TSMC와 별 차이가 없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TSMC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선 더 많은 팹리스와 디자인하우스를 삼성 생태계 안으로 끌어들여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이 부회장은 최근 경영 활동 대부분을 반도체 부문에 할애 하면서 '반도체 비전 2030' 달성 의지를 다지고 있다.
지난달 21일 평택사업장에 초미세 극자외선(EUV) 파운드리 생산라인을 증설한다고 발표하면서 "어려울 때일수록 미래를 위한 투자를 멈춰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지난달 18일에는 중국 시안 반도체사업장을 직접 찾아 "새 성장 동력을 만들기 위해선 거대한 변화에 선제 대비해야 한다"며 "때를 놓쳐선 안 된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에는 15일과 19일 잇달아 삼성전자 화성 반도체 연구소를 찾아 반도체 사업부문 사장단과 간담회를 열고 반도체 사업 현황을 집중 점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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