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인텔 등 주요 업체 화웨이와 거래 중단…화웨이 생산차질 불가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뉴스1)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의 화웨이에 맹추격을 당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미중 무역분쟁에 수혜자가 될 전망이다.

19일(현지시간) 주요 외신들은 미국 상무부가 화웨이 및 68개 계열사를 거래제한 기업 명단에 올렸다고 발표한 뒤 구글을 포함해 인텔‧퀄컴 등 화웨이의 주요 거래 기업들이 빠르게 화웨이 보이콧에 합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세계 최대 통신장비 공급자이자 두 번째 스마트폰 판매자인 화웨이는 핵심 부품 조달을 위해 수십 개의 미국 기술기업에 의존하고 있어 이번 거래 제한조치는 적지 않은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화웨이는 지난해 1만3000개의 공급처에서 700억 달러(83조6850억 원)어치의 부품과 부속품을 사들였다. 이 중 약 110억 달러는 퀄컴과 브로드컴의 컴퓨터 칩, 마이크로소프트의 소프트웨어, 구글의 안드로이드를 포함해 수십 개의 미국 기업에 지출됐다.

특히 글로벌 글로벌 모바일 OS 시장 1위 구글의 거래 중단은 화웨이 입장에서 가장 큰 타격이 될 전망이다. 애플을 제외한 거의 모든 스마트폰 제조사가 구글의 안드로이드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화웨이는 자체 OS를 통해 이를 만회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구글이 만든 안드로이드 생태계를 따라잡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플레이스토어, 유튜브 등의 핵심 서비스도 이용 불가능해지기 때문에 유튜브 사용량이 날이 갈 수록 급증하는 상황 속에서 화웨이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전망이다.

특히 화웨이 스마트폰 판매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에서의 영향이 미비할 순 있어도 유럽 등  신진시장에서의 수출에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화웨이의 거센 도전을 받던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오히려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화웨이는 애플을 꺾고 글로벌 2위로 자리매김한 뒤 호시탐탐 삼성전자의 1위 자리를 넘보고 있다. 리처드 위 화웨이 소비자 부문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초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르면 올해 삼성전자를 제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 삼성전자와 화웨이의 격차도 급격히 좁혀진 상태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삼성전자와 화웨이의 점유율은 각각 21.7%ㆍ17.9%로 양사의 격차는 3.8%p였다. 지난해 1분기 격차가 11.2%p였으므로 1년 만에 7%p 이상 좁혀진 셈이다. 화웨이는 삼성전자의 텃밭이었던 유럽, 아프리카 등지에서 활약하며 50%에 가까운 성장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구글의 결정으로 화웨이가 스마트폰 판매에 어려움을 겪게 되면 삼성전자가 보다 손쉽게 추격을 뿌리칠 수 있을 전망이다.

저작권자 © 미래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우영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