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정부, 화웨이 보이콧 동참 요구…화웨이 장비 사용 LG유플러스 '불똥'

서울 중구 서소문동 화웨이코리아. (사진=뉴스1)

[미래경제 김석 기자] 미국 정부가 우리 정부에 '화웨이 보이콧'에 동참해 달라고 요구함에 따라 2017년 사드 보복이 재연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조심스럽게 재기되고 있다.

정부는 미국의 요구에 일단 "화웨이와 우리 사기업 간의 거래에 개입하기는 어렵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보였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기세로 볼 때 지금 같은 자세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관측이다.

23일 외교부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최근 중국 최대 통신장비 제조업체인 화웨이에 대한 거래제한 조치에 한국 정부가 동참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미 국무부 관계자는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는 LG유플러스를 지목해 “한국 내 민감한 지역에서 서비스를 하지 않도록 해야한다”며 “당장은 아니더라도 최종적으로 한국에서 화웨이를 완전히 아웃시켜야 한다”고 외교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와의 거래를 둘러싼 미국의 한국 압박이 가시화함에 따라 일각에서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처럼 한국이 미국과 중국 간 힘겨루기에서 중간에 끼어 피해를 보는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렇다고 미국 요구에 호응할 경우 예상되는 중국의 반발을 무시하기 어렵다. 한국의 대중(對中) 수출 비중은 미국·유럽연합(EU)·일본을 합친 것보다 많아 우리 경제의 중국 의존도는 상당한 수준에 와 있다. 2017년 한국은 중국에 1421억달러(약 170조원)어치를 수출했고 이는 전체 수출의 24.8%를 차지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사드 보복 여파로 2017년 한 해 동안 한국이 입은 직·간접적 피해를 최소 8조5000억원으로 추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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