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13만대 판매 '10년 만에 최저'…추가 구조조정 불가피

현대자동차 베이징 현대 1공장. (사진=현대차 제공)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중국의 사드 보복 이후 중국 시장에서 판매 부진 늪에 빠진 현대자동차가 지난 1분기 중국에서 10년 만에 가장 나쁜 성적을 냈다.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이 한창이던 지난해 1분기보다 판매량이 더 나쁜 수준이다.

19일 현대차에 따르면 중국 합작법인 베이징현대의 1분기 판매량은 13만2678대에 그쳤다. 작년 동기(16만2612대)보다 18.4% 줄었다. 5년 연속 감소세다. 판매량 기준으론 2009년 1분기(10만9072대) 후 최저 수준이고, 전성기로 꼽히는 2015년(27만9873대)의 절반 수준이다.

버스와 트럭 등 상용차를 생산하는 쓰촨현대는 법인 설립(2012년) 이후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2년 전인 2017년 1분기(1만1160대)의 10분의 1 수준인 1210대를 팔았다.

현대차의 중국시장에서의 부진은 복합적인 원인들이 작용하고 있다.다. 우선 ‘사드 보복’의 후폭풍이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선호하는 중국 소비자의 취향을 따라가지 못한 측면도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부터 중국에 SUV 모델을 집중 투입했지만, 다른 자동차 브랜드에 비해 늦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지적한다.

중국 토종 브랜드의 추격도 거세다. 2015년만 해도 시장점유율 2% 수준에 그쳤던 지리자동차는 최근 중국 시장 ‘빅3’로 올라섰다. 지리자동차의 시장점유율은 7%에 달한다. 중국 토종 브랜드의 점유율은 해마다 높아지는 추세다. 2013년엔 15% 수준이었지만 올해 25%대로 올라섰다.

자동차업계에서는 현대·기아차가 중국에서 추가 구조조정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판매량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데다 중국 자동차시장의 미래도 밝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 자동차시장은 지난해 28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했다. 올해 시장 규모는 더 쪼그라들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현대차는 이달 말 베이징현대는 1공장(연산 30만 대)을 이달 말 가동 중단 하기로 결정했다. 인력 감축을 위해 베이징 1~3공장 직원 1600여 명을 내보냈다. 둥펑위에다기아도 옌청 1공장(연산 14만 대) 가동을 중단하고 현지 합작 파트너 중 한 곳인 위에다그룹에 공장을 임대하기로 했다. 추가로 베이징현대의 3공장(연산 45만 대) 일부 생산라인(연산 15만 대) 가동도 최근 중단했다.

업계에서는 추가 구조조정 대상 1순위로 쓰촨현대를 꼽는다. 중국 건설 경기 침체로 상용차 수요가 줄어든 데다 값싼 토종 브랜드 트럭에 밀리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어서다. 이 공장은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적자를 냈다. 5년간 누적 당기순손실만 5258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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