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구조 조정 가능성도…신흥 시장 개척으로 위기 돌파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자동차 사옥. (사진=뉴스1)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2017년 중국의 사드(THAD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이후 3년여간 판매 부진에 시달리던 현대자동차가 결국 중국에 첫 번째로 세운 생산시설인 베이징 1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7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의 중국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차는 다음달부터 베이징 1공장의 가동을 멈추기로 했다. 베이징현대차는 1공장에 부품을 납품하는 130여개 1차 협력사들에게도 이같은 방침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현대차는 베이징 1공장의 가동 중단에 앞서 1~3공장에서 근무하는 직원 2000여명을 퇴직시키고 100여명은 창저우 4공장과 충칭 5공장에 전환 배치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가 중국에서 운영 중인 5곳의 공장에서 근무하는 직원은 1만5000여명에서 1만3000여명 수준으로 감소했다.

베이징 1공장은 지난 2002년 현대차가 중국 베이징자동차와 합작으로 베이징현대차를 설립한 이후 처음으로 가동을 시작한 곳이다. 중국 현지에서 군용트럭을 만들던 공장을 승용차 생산시설로 개조했다. 아반떼와 중국 현지모델인 ix25를 만들고 있으며 연간 생산능력은 30만대 수준이다.

현대차가 중국 진출 후 첫번째 공장이라는 상징성을 갖는 베이징 1공장의 가동 중단을 결정한 것은 중국의 사드 보복 이후 급감한 판매량을 회복에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하고 가동률이 50% 밑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한 때 중국 시장에서 100만대 이상을 판매했던 현대차는 2017년 사드 보복으로 한국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확산되면서 판매량이 78만5000대 수준으로 급감했다.

중국 현지에서 브랜드 경쟁력이 떨어진 점도 판매량 감소 원인으로 꼽힌다. 최근 중국 현지 자동차 업체들이 저렴한 가격의 신차를 출시하며 추격하는 가운데 고급차 시장에서는 독일과 일본 업체들에 밀려 설 자리를 잃었다.

현대차는 중국에서의 부진을 동남아시아 등 신흥 시장 공략을 통해 대체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베트남 공장 생산 물량을 두배로 확대하는 한편 인도네시아에 연간 생산량 20만대 수준의 완성차 공장 설립을 검토하는 등 새로운 시장 발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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